Archives For 3월 2012

사회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 (Solomon Asch)는 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놓은 상태에서 이 사람을 설명하는 형용사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형용사들은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이 적당히 섞여 있었다. 실험 그룹을 두 개로 나누어서 한 그룹에는 가상의 인물에 대한 긍정적인 표현을 먼저 제시한 후, 나중에 부정적인 표현으로 넘어갔다. 다른 그룹에는 부정적인 표현을 먼저 보여주는 방식으로 순서만을 바꾸었다. 가상의 인물을 설명하는 똑 같은 내용이 제시되는 순서를 바꾼 결과는 어떠했을까.

Word Game (이미지출처-플리커, 원작자: leunix)

긍정적인 표현을 먼저 보고, 나중에 부정적인 표현을 본 사람들은 가상의 인물에 대해 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반면 부정적인 표현을 먼저 본 사람들은 보다 부정적으로 가상의 인물을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는 나중에 해당 인물의 특징이 추가로 주어졌을 경우, 사람들이 이를 어떤 관점에서 해석하느냐에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사려깊다’는 ‘긍정적으로는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많다’ 이지만, 부정적으로는 ‘우유부단하다’라고 비쳐질 수는 있다. 또한 ‘단호하다’라는 것은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확신이 강하다’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반대로 ‘아집이 강하고, 유연하지 못하다’는 나쁜 면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똑 같은 특징 하나를 두고도, 이렇게 긍정적으로 보느냐, 부정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어감이 되기 때문에, 관점은 더 없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러면 사람들은 왜 먼저 들어온 정보를 좀 더 신뢰하게 되고, 이후에 들어온 정보를 과소평가하게 되는 걸까. 사람은 기본적으로 패턴화 시키는 것에 익숙하다. 앞서의 물항아리 실험에서 보듯이, 비슷한 방법으로 풀 수 있는 문제 몇 개를 만나고 나면, 나머지 문제들 역시 해당 방식으로 풀고자 하는 관성의 패턴이 생기는 것이다. 패턴에 의해 좀 더 문제를 빨리 풀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좀 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어렵게 풀게 되거나, 패턴에서 벗어나는 문제를 만나면 답을 찾기 어려워 하게 된다.

이렇게 단순히 전체적으로는 같은 정보이지만, 정보가 어떤 순서로 우리의 인식으로 들어오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관점이 달리 형성된다는 것은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에 비해 덜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말콤 글래드웰은 저서 ‘블링크’에서 전문가들이 스스로는 설명 못하지만, 3초 남짓한 시간 동안 상황이나, 사물을 보고 본질적인 면을 간파하는 것에 주목한다. 흔히 말하는 전문가의 직감으로 볼 수도 있지만, 좀 더 과학적인 견지에서는 전문가가 경험으로 무의식 중에도 패턴을 인식하게 되고, 이를 올바로 처리하기 위한 보다 나은 방식을 몸에 익히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pattern_brocade

사물에서 패턴을 읽는다 (이미지출처-플리커, 원작자: aaron.bihari)

이런 패턴은 주변에 대한 조건 반사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여,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영양들이 풀을 뜯다가도, 바람이 불어오는 반대편에서 갑자기 나뭇가지가 흔들리거나 하면, 무작정 반대쪽으로 뛰고 보는 것도 그런 패턴읽기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사자 같은 맹수들이 자신의 사냥 위치를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바람을 마주보고 먹이감을 찾아서 접근하는 것을 경험으로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전문가의 함정이라는 것도 있다. 패턴이 편하고 필요하기도 하지만, 패턴화에 빠지다 보면,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을 게을리 하기 쉽기 때문이다.

마치 자동차의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면, 왼쪽 / 오른쪽 안내음성대로만 반사적으로 움직이게 되어, 나중에 같은 곳을 또 가려고 하면, 네비게이션의 도움 없이 어려운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베터 플레이스는 사업계획서 하나만으로 시작해, 각 국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베터플레이스의 충전소와 호환되는 수십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스라엘에서만도 50만개의 충전시설이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직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게 된 점은 앞으로의 결과를 떠나서 높이살 만하다.

샤이 아가시가 이렇게 공상에 가까웠던 사업을 현실화 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공짜 전기차를 가능케 하는 뛰어난 사업모델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좀 더 눈여겨볼 만한 점이 두 가지 정도  있을 것 같다.

우선 여러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행동하게 만드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샤이 아가시는 다보스포럼에서 접한 ‘2020년까지 세상을 보다 나아지게 하기 위한 일’이라는 화두에서 본인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한 사명을 찾았다. 석유를 쓰지 않는 자동차의 보급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이다. 당시에 SAP에서 보다 높은 자리로 오를 수 있는 입장에 있었는 그이지만, 하나의 개인 프로젝트에 불과했던 베터플레이스를 위해 각국의 정부에 공들여 만든 사업계획서를 보내기도 했다.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Dunechaser

그가 간파했던 진실 중에 하나는 전기자동차 시대는 기다린다고  서서히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사회 시스템에서 전기차가 보급이 되려면, 충전소부터 전력회사와의 파트너십,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 대량생산 등 과제들이 산적해있다. 이는 한꺼번에 여러 주체들을 동시에 움직여야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가능함을 의미한다.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

샤이 아가시는 Ted 컨퍼런스에서 행한 강연에서, 전기차 보급을 설파하면서 케네디가의 정치인을 만난 이야기를 한다. 산업혁명전의 영국이 노예제를 유지하고 있을 당시, 노예들은 사회의 에너지 공급원 중 25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노예제 폐지에 대한 공감대는 있었지만,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서서히 진행하자는 여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결국 노예제 자체가 일시에  폐지되고 난 후에 벌어진 일은 혼란이 아닌, 산업혁명이었다.

현재 석유로 움직이는 자동차와, 이로 인해 돌아가는 사회시스템도 결국은 새로운 차원으로 대체가 필요하지만, 점진적으로 하자는 의견이 대세이다. 샤이 아가시는 그래서는 너무 늦다고 말한다. 노예 제도의 폐지처럼 당장 바꾸려고 해야 바뀌는 것이고, 그 결과는 산업혁명과 같은 높은 차원으로의 발전이 될 것으로 주장한다. 과거에 케네디 대통령이 인간을 달에 보낸 것도, 비전을 제시하고 시한을 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큰 일에는 큰 비전과, 명확한 시한, 그리고 당장의 실천을 독려하는 것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베터플레이스에 배울 수 있는 두번째 점은, 누구를 먼저 만나고 어떤 순서로 진행할 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에 사업계획서를 보내긴 했지만, 가장 일의 진척이 먼저 이루어진 곳은 이스라엘이었다. 샤이 아가시 자신이 이스라엘 출신이긴 하지만, 석유 자본과의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는 이스라엘은 전기차를 도입하기에 최적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또한 국토가 협소하고, 국경 출입이 수월치 않아서 전기차 충전소를 운용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로 적격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이스라엘에서 일의 실마리를 푸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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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irodman

그러면 하필 왜 민간기업이 아닌 정부를 만났을까. 새로운 에너지 산업은 정부의 규제하에 놓여있기 마련이다. 또한 전기충전소는 현지의 전력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가져가야만 사업이 가능한 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력회사들은 국가가 관리하고 있다. 정부의 도움없이는 베터플레이스는 불가능한 것이다.

샤이 아가시는 당시 만났던 이스라엘의 총리로부터 자동차 회사를 통해 200만대의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면, 2억불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이런 약속이 있었기에, 전기차를 생산할만한 기업들이 베터플레이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르노 자동차와 제휴하게 된 것이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이러한 방법을 ‘동시확보 전략’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동시에 이해 당사자인 정부, 전력회사와 자동차 회사를 끌어들여서 베터플레이스 사업을 실행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만약 전기 자동차 200만대와 충전소 50만대라는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지 않았다면, 누구도 이것이 새로운 새로운 사회시스템이 될 것으로 믿지 못했을 것이다. 실험적인 수준에서 끝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동시확보 전략의 예로는 모비 TV (MobiTV)를 들 수 있다. 핸드폰에서 텔레비젼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 인데, 이동통신사의 지원과 콘텐트 사업자의 참여가 필수였다. 당시 모비 TV는 사업의 실행을 위해 이동통신사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트 사업자를 모집하면, 지원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이를 기초로 해서 콘텐트 사업자들을 설득하는 작업을 벌여서, 결과적으로 주요 파트너들을 모두 사업에 끌어들였다.

굳이 전략적인 측면이 아니라 하더라도 순서를 정하고,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 사업 실행의 중요한 요건이 됨을 느낄 수 있었다.

베터플레이스는 이스라엘에서 첫 단추를 끊은 후, 일본, 네덜란드 같은 유사한 환경의 국가로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주요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으로 그 대상 범위를 확장하였다. 만약 베터플레이스의 배터리 규격과, 자동차 충전 요금 지불 체계가 산업 표준화된다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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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글: 전기차가 활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담한 도전, 베터플레이스 이야기 1편

전기차가 활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담한 도전, 베터플레이스 이야기 2편


샤이 아가시는 이러한 구상의 실현을 위해 각국 정부에 투자와 파트너십에 대한 제안을 한다. 이스라엘의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총리는 2억불을 투자하기로 결정한다. 단, 도로 위를 달릴 전기자동차 2백만대를 만들 제조사를 구한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했다.

샤이 아가시는 많은 자동차 회사에 공문을 보냈고, 르노 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을 만난 후 르노로부터 전기차 대량 생산을 위한 투자를 이끌어낸다. 15억불을 투자해서, 9개 차종을 개발하고, 생산 첫 해에 10만대를 출하하는 계획이다. 2012년에는 플루언스 (Fluence ZE) 모델이 우선 출시될 예정이다. 배터리의 경우는 일본의 NEC에서 생산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할 계획이다. 배터리 충전 및 교환을 문제없이 하기 위해서는 베터플레이스에서 설계한 규격이 자동차에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파트너십은 초기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Renaut Fluence ZE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canonsnapper)

첫 번째로 베터플레이스가 들어서는 곳이 이스라엘인 데에는 주변에 석유 생산국과의 불편한 관계에 있던 지정학적 이유가 존재한다. 또한 국경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서, 이스라엘 자체가 하나의 섬같은 존재다. 따라서 한정된 지역 범위에서만 전기 충전을 받도록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충전이 안되는 상황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외에 다른 국가로도 사업을 확장해야 했다.

섬과 같은 한정된 지역 범위를 가지고, 정부나 지방 자치단체가 전기차를 시민들이 많이 쓰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나라, 석유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전기를 얻기 쉬운 나라가 최적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정해진 곳이 하와이, 일본, 호주 같은 섬 지역과 덴마크, 중국, 미국 캘리포니아 등이다. 이곳에서 대부분 정부 소유인, 현지 전력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은 후 충전소를 통해 전기를 팔게 된다.

“프로젝트 베터플레이스의 접근 방식은 가솔린 엔진 자체를 사라지게 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2008년경 도이치뱅크에서 파견된 분석가들이 베터플레이스의 사업계획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내린 결론이다. 또한 베터플레이스의 기업가치는 아직 서비스 시작전이므로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2조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최초 투자단계에서 받는 자금 (Seed Capital)으로 2억불을 받아서, 역사상 가장 큰 금액을 단기간에 받은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기 충전방식이 가솔린 방식보다 소비자 측면에서 분명한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전기를 충전하면 1마일당 7센트가 필요하지만, 가솔린은 유럽의 경우 24센트, 미국은 15센트가 든다. 두 배 에서 세 배 가량 저렴한 것이다. 더구나 석유의 매장량이 제한된 관계로, 점점 가솔린 가격은 올라갈 수 밖에 없으니, 이러한 비교 잇점은 더욱 커지게 된다.

도이치뱅크의 분석가들은 또한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우리는 베터플레이스 같은 회사들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심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터플레이스 모델이 성공한다면 자동차 산업이 제조에서 임대형 서비스 산업으로 넘어가는 것을 가속화할 것으로 본 듯 하다. 베터플레이스는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충전하면 청구될 요금을 보여주는 데, 이런 작업은 전 세계적으로 한 곳에서 관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꺼번에 수백만 대의 차량이 충전을 한다 해도, 처리할 수 있도록 그에 걸맞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Charging up a Better Place electric car

Charging up a Better Place electric car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sielju)

현재 이스라엘에서는 베터플레이스와 제휴된 차량 이외에 다른 전기 차량이 전기플러그를 달고 운행하는 것을 금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전력회사는 분단위로  전력여유량을 베터플레이스에 전달하고, 베터플레이스는 전력 여유량이 적은 경우 당장 충전할 필요가 없는 전기차의 경우 충전량을 적게 조절하는 등 지능적인 충전방식을 제공한다. 또한 모든 충전의 경우, 중앙에서 한번에 모아서 요금 등을 집계하려고 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영향에서 벗어난 전기차의 운행을 허용하게 되면, 전력 관리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타당한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들고, 일면 베터플레이스가 정부 규제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독점 방식을 취하게 된다는 점에서 일부 시민단체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에서는 남부에 짓고 있는 태양열 발전 시설을, 덴마크에서는 기존의 풍부한 풍력 발전 시설을 전기차 운행에 활용할 예정이다. 매년 석유 생산량의 절반 정도가 자동차 운행에 쓰이고 있고, 전세계 이산화탄소 발생량 중 자동차로 인한 것이 25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이제 2020년까지는 십년이 채 안 남았다. 세상을 보다 좋게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한,  샤이 아가시의 대담한 실험은 곧 세상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만약 그의 실험이 성공을 거둔다면, 우리는 자동차 산업의 상당히 크고도, 영구적인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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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글: 전기차가 활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담한 도전, 베터플레이스 이야기 1편

전기차가 활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담한 도전, 베터플레이스 이야기 2편

이노베이터 이야기 – 베터플레이스가 주는 교훈

기존에 10년간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팔고, 새로 살 차를 알아보던 철수씨는 신문을 보다가 눈에 띄는 광고를 만났다. A사에서 나온 전기 자동차를 선택하고 6년 이상 차를 타고 다니기로 약정하면, 차를 무료로 준다는 것이다. 관심이 높아진 철수씨는 A사의 대리점에 가서 상담을 받았다. 알고보니, 신문에서 본 모델은 전기로 가는 자동차였다. 주위에서 보던 전기 자동차들은 가솔린차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걸로 아는 데, 어떻게 이 차는 공짜로 고객에게 내놓을 수 있는 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전기차의 경우 충전하는 데, 빨라야 2시간 이상 걸리는 걸로 알던 철수씨는, 아무리 공짜지만 찜찜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상담을 하던 영업 매니저는 속마음을 읽기라도 했는 지, 이 차의 경우 전기 충전소에 들어가면, 2분내에 충전할 수 있어서 일반 주유소에 머무는 시간과 차이가 없다고 한다. 과연 이 차는 어떻게 수익을 얻고, 2분내에 충전을 할 수 있는 걸까.

최근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 전기 자동차다. 전기 자동차가 전면적으로 도입만 된다면, 이산화탄소 발생이 상당폭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전기 자동차의 보급이 늘어나려면 몇 가지 풀어야 할 큰 숙제가 있다. 우선 전기 충전이 요즘 주유소 이용만큼 쉽고, 간편해야 한다.

또한 전기 자동차의 구매부터 운영에 이르는 총 소유 비용이 현재의 가솔린 차량보다 눈에 띄게 낮아야 한다.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휴대폰을 파는 이동통신사의 모델을 전기차 충전사업에 접목한 회사가 있다. 바로 베터플레이스 (Better Place)가 그 주인공이다.

Shai Agassi

베터플레이스를 설립한 샤이 아가시 CEO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btrpic)

샤이 아가시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당시 젊은 나이였던 1992년에 탑티어 (TopTier)라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든다. 캘리포니아로 사무실을 옮긴 후 2001년에 회사는 독일에 위치한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에 높은 가격에 매각된다. 그가 설립한 중소기업용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만들 던 회사 역시 나중에 SAP에 매각되고, 샤이 아가시는 30대 후반의 나이에 벌써 SAP에서 제품 / 기술 그룹의 사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타임 (Time)지는 2010년에 그를 세계에서 영향력있는 인물 100위안에 선정하게 된다.

본격적인 베터플레이스 이야기는 2005년에 열린 다보스 포럼에 방문한 샤이 아가시가 ‘당신은 2020년까지 어떻게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것입니까?’라는 질문을 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그는 포럼에서 제시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석유로 인한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보자는 답을 낸 후 이를 가능하게 할 방법을 모색한다.

에탄올이나 수소는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고, 결국 그가 선택한 방식은 전기 자동차의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전기차는 일반 가솔린차보다 가격이 비싼 데, 그 이유는 배터리 가격이 차 가격만큼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배터리 가격이 내리기만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이렇게 문제를 품고 있던 중, 어느날 전기차 생산으로 유명한 미국의 테슬라 모터즈 (Tesla Motors)에 방문하면서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바로 차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하는 것이다. 차의 소유권은 제조사가 가지고, 배터리의 소유권은 충전사업을 하는 베터플레이스가 가지는 것이다. 소비자는 배터리를 돈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몇 년에 걸쳐서 나누어 내면 된다. 샤이 아가시는 차 가격 역시 운행거리에 따라 매월 나누어서 내는 방식을 고려하게 된다. 월정액 550불이면 년간 18,000마일을 달릴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masakiishitani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게 핸드폰 모델과 비슷하다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만약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가 아이폰이라면, 우리는 (이동통신사인) AT&T입니다.” 샤이 아가시가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 중 한 이야기는 베터플레이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잘 설명해준다. 소비자는 핸드폰을 사면, 단말기 할부금을 매월 나누어서 내게 되고, 2년 약정 등을 하는 경우 할인혜택을 받는다. 그리고 매월 통화요금과 같이 결제하게 된다.

여기서 핸드폰을 차와 배터리로, 통화요금을 전기 충전요금으로 바꾸면, 베터플레이스의 모델이 된다.  2007년 와이어드지 와의 인터뷰에서 샤이 아가시는 베터플레이스의 보조금 지급 방식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혔다. “만약 당신이 4년 정도 차를 탄다면, 우리는 당신의 차나 충전요금을 할인해 줄 예정입니다. 만약 6년 정도 탄다면, 공짜 차를 드릴 예정이고요.”

(2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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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Wikipedia –  Shai Agassi

Clean Tech Investing In Israel – Deutsche Bank: Project Better Place has “the potential to eliminate the gasoline engine”

Wired – Deutsche Bank Loves Shai Agassi’s Plan to Bring Us EVs

The NewYork Times Reimagining the Automobile Industry by Selling the Electricity 

* 관련 글: 전기차가 활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담한 도전, 베터플레이스 이야기 1편

전기차가 활주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담한 도전, 베터플레이스 이야기 2편

이노베이터 이야기 – 베터플레이스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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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강의 노트 Lecture 08.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방법,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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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질문
–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위한 SOFT 방법론은 무엇인가?

* 주요 내용
– 비즈니스 혁신 방법론의 필요성
– 고객의 욕구를 읽자 (캔디 프레임워크)
– 비즈니스 모델의 禪, SOFT 방법론
– SOFT 기준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 사례

* 플랫폼 전략 특강 관련 글: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플랫폼 아키텍처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플랫폼의 범주와 전략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플랫폼 시장에서 서비스의 역할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의 경제학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양면시장 플랫폼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플랫폼 개방하기 (어떻게, 언제)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방법,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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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강의 노트 Lecture 07. 플랫폼 개방하기 (어떻게, 언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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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질문
– 플랫폼 개방에 고려할 사항은?
– 플랫폼 역할에 따른 개방성의 차이는 무엇인가?
– 수평적 / 수직적 전략이란 무엇인가?

* 주요 내용
– 플랫폼 개방?
– 플랫폼 중개 네트워크 요소 (수요측, 공급측, 플랫폼 공급자, 플랫폼 스폰서)
– 플랫폼 역할에 따른 개방성 비교
– 플랫폼 모델의 유형
– 수평적 전략 (상호연동성, 사업자 입지, 라이센싱, 스폰서십)
– 수직적 전략 (플랫폼 업그레이드)

* 플랫폼 전략 특강 관련 글: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 아키텍처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의 범주와 전략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 시장에서 서비스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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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양면시장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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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 개방하기 (어떻게언제)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방법,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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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강의 노트 Lecture 06. 비즈니스 모델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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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질문
– 서비스 디자인 시 비즈니스모델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무엇인가?
– 3가지 증강현실 기반 앱 간에 비즈니스 모델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주요 내용
–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
–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 요소
– 비즈니스 모델의 유형 및 사례 (레이어, 세카이카메라, 어크로스에어)

* 플랫폼 전략 특강 관련 글: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 아키텍처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의 범주와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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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의 경제학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양면시장 플랫폼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비즈니스 모델의 이해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플랫폼 개방하기 (어떻게언제)

[플랫폼 전략 강의 노트비즈니스를 혁신하는 방법, SO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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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강의 노트 Lecture 05. 양면시장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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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질문
–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가격 정책은 어떻게 수립하는가?
– 가격책정시 고객의 제품에 대한 가격 민감도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PC 시장과 게임콘솔 시장에서 보조금 지급 대상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 주요 내용
– 가격 변화에 따른 수요 변화
– 치킨 vs. 삼겹살
– 가격 탄력성 (치킨 vs. 삼겹살)
– 데이트 서비스
– 데이트 서비스 특징
– 데이트 서비스 수요 곡선
– 차별적 가격 적용
– 보조금 정책
– PC vs. 게임콘솔 산업 비교
– PC vs. 게임콘솔 사례
– 실패 사례: 3DO 게임기
– 요약

* 플랫폼 전략 특강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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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Greater Boston Convention & Visitors Bureau

플랫폼 강의 노트 Lecture 04.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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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질문
– 카탈리스트란?
– 스타트업 발화를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 플랫폼 확산을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 주요 내용
– 카탈리스트의 정의
– 스타트업 발화의 조건
– Critical Mass?
– 촉매의 발화점과 임계량
– 두 가지 고객 그룹 유형
– 제품 확산 (Product Diffusion)
– Direct 네트워크 효과
– Indirect 네트워크 효과
– 중요한 고객의 유형
– 플랫폼 확산 전략
– 지그재그 전략
– 동시 확보 전략

* 플랫폼 전략 특강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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