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수수께끼와 물항아리 실험

3월 15, 2012 — 댓글 남기기

존바그와 마크첸 등은 사람들을 모은 후 단어를 맞추는 수수께끼를 풀도록 하였다. 하나의 그룹에는 노년과 관련된 단어들이 답으로 들어가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노년과 무관한 답을 요구했다.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이 될 수 있는 단어로는, ‘느리다’, ‘약하다’, ‘아프다’ 등 다양할 것이다. 사람들은 주어진 문제를 열심히 시간 내에 풀었고, 실험이 그것으로 끝난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실험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실험 진행자가 문제를 다 풀고 난 사람들을 한 명씩 엘리베이터 타는 곳까지 안내를 한다. 그리고 실험장소에서 엘리베이터까지 사람들이 걸어나가는 데 걸린 시간을 체크하여 기록하였다. 나중에 이렇게 얻은 자료를 두 개의 실험그룹 사이에 대조해보니, 놀랍게도 노년과 관련된 단어를 문제로 푼 사람들이 엘리베이터까지 걸어나가는 데,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렸음을 알게된다.

이는 노년과 관련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이와 관련된 고정관념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John Fraissinet

이를 전문용어로는 ‘사전 자극’이라고 이야기하며, 비록 수수께끼 풀이지만, 사전에 받은 자극이 사람의 행동에 불지불식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노년에 대한 고정관념에 동의하는 지 여부에 관계없이, 이것이 문제를 푼 사람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들의 사고가 쉽게 고정관념에 사로 잡힐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관성에 의해 사고한다는 측면과도 관련되어 있다. 물리학에서의 관성의 법칙은 물체가 일정 속도로 움직이면, 별다른 외부의 영향이 없는 한 같은 속도로 움직이려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외부의 마찰력, 중력 같은 힘 또는 특별한 충격이 오지 않는 이상 원래의 속도대로 달려가려 할 것이다. 사람들의 심리나 인지 패턴 역시 이렇게 관성의 법칙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겠다.

뉴욕에 있는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새무얼 루친스 교수는 사람들에게 물항아리 세 개를 이용한 문제를 푸는 실험을 했다. 문제 자체는 크기가 서로 다른 세 개의 항아리를 이용해, 한 항아리에 제시한 만큼의 물을 채우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첫번째 항아리에는 물 21컵이, 두번째, 세번째에는 각각 물 127컵, 3컵이 들어간다고 하자. 이 세개의 항아리만을 이용해서 두번째 항아리에 물 100컵을 채우는 방법을 먼저 찾도로 했다.

앞서 이야기 한 항아리를 순서대로 A, B, C라고 한다면, B항아리에 먼저 물을 가득 채운 후 A항아리에 한번, C항아리에 두번 가득 물을 옮겨 담으면, B 항아리에 남은 물이 정확히 100컵이 된다. 이를 식으로 만들어 보면 B – A – 2 * C  가 곧 답이 된다. 피 실험자들은 연달아서 동일한 방법으로 풀 수 있는 문제를 여남은 개 풀고, 마지막으로 실험의 목적이 되는 문제를 만나게 된다. A, B, C 항아리가 각각 15컵, 39컵, 3컵의 물을 담을 수 있을 경우, B항아리에 물 18컵을 채우는 방법을 묻는다.

Twin pots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dynamosquito

이 문제 역시 위의 수식을 사용하면 풀 수 있지만, 좀 더 간단한 방법이 있다. A항아리, C항아리에 각각 물을 가득 채운 후 이를 B항아리에 모두 옮겨 담는 것이다. 수식으로는 A + C 가 될 것이다. 하지만 겉보기에도 간단해 보이는 이 방법을 찾은 사람들은 몇 안되었다고 한다.

바로 똑 같은 패턴으로 여러 문제를 풀다보니, 이제는 좀 더 쉬운 방법이 있어도 이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루친스 교수는 이를 기계화 (Merchanization)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패턴화된 사고에 빠져, 다른 형태로 사고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맹목적인 사고를 꼬집고 있다.

이러한 맹목적인 사고를 벗어나기 위한 힌트 역시 이 실험은 제공하고 있다. 바로 ‘무작정 풀지 말 것’ 이라는 메시지를 마지막 문제를 풀기 전에 제시하면, 몇몇 사람들은 패턴화된 문제풀이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는 것이다. 결국 스스로 어떤 패턴에 빠져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 한다면, 기계화된 관성에 의해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 (더글라스무크 저, 부글북스 출간)

* 관련 포스트

글자 수수께끼와 물항아리 실험

조직이 옳은 소리를 무시할 때 생기는 일

혁신가는 하지 않는 좌측 통행, 우측 통행

한 가지 방식으로만 보려는 범주화의 오류

Advertisements

댓글 없음

Be the first to start the conversation!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