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터 이야기 – 오픈스카이 (OpenSky)가 주는 교훈

3월 19, 2012 — 댓글 남기기

오픈스카이는 아직 생긴 지 2년 남짓된 신생기업에 불과하다. 그리고 큐레이터 기반의 쇼핑의 미래도 조금은 더 지켜봐야 기존 쇼핑몰 산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그 매출 규모 자체가 기존 경쟁자들을 위협할 정도라고 보기에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의 사업이 물속에 잠겨서 수장되기 직전에 이를 살려내고, 세간의 관심거리로 만든 부분에서 분명 우리가 참고할 만한 교훈이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제품이 시장에 맞지 않을 경우에 신속히 모델을 변경하는 모습을 본받을 만 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오픈스카이의 창업자인 존카플란 (John Caplan)이 CBS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에서도 나오는 대목이다. (When product doesn’t fit market, pivot fast.) 피봇 (Pivot)이라는 단어는 린스타트업 (Lean Startup)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에릭 라이즈 (Eric Ries)가 즐겨쓰는 용어로, 이미 실리콘밸리에서는 피봇할거냐, 말거냐가 스타트업들의 주요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이다. 본래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고객 (시장)이 이런 것을 원할 것이라는 가정위에 세워진 것인데, 막상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고 보면, 시장이 전혀 원하던 상품이 아님을 알게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실패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의 이유는 시장이 원하지 않는 상품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말도 이러한 잘못된 가설과 관련이 있다.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tymesynk

오픈스카이의 기본적인 모델은 제휴기반 쇼핑몰 사업이다. 초기에는 블로거들이 자신의 블로그 화면에 상품이 전시된 화면을 노출시키도록 하면 수익이 날 것으로 기대했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블로그 방문객들이 상품보다는 글을 읽는 데 치중하여, 기본적으로 예상했던 수익 (월 5천만원의 매출)조차 요원해보였다. 이때 상품 전시를 쇼핑몰에서 하면서도, 유명인사나 블로거들을 활용한 제휴 마케팅 모델을 고안하게 되는 데, 그것이 현재의 큐레이터 기반 쇼핑 모델이다.

사업모델 자체가 전반적으로 많이 변경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휴 기반이고, 블로거 등을 통한 추천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그리고 오픈스카이가 전체 상품구색을 미리 준비해놓고, 배송 등의 운영을 전담한다는 측면도 동일하다. 핵심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는 유지하되, 이를 구현하는 방법에서의 사업모델 (또는 비즈니스 컴포넌트)에 변화를 주어서, 좀 더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을 시도해본 것이다.

오픈스카이는 오픈 후 1년 남짓하여, 상황을 판단한 후 신속하게 사업모델의 전환을 추진하였고, 5개월만에 큐레이터 기반의 쇼핑몰을 오픈하게 된다. 해당 과정에서도 기존의 블로거 커뮤니티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새로운 모델에 참여시키기 위해 직원 상당수가 블로거와의 소통에 힘썼다고 한다. 이러한 전환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올리는 블로그에는 댓글로 취지 등을 설명하거나, 유명한 블로거는 직접 만나서 설득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신속하게 사업모델을 바꿔서 성공한 오픈스카이의 경우가, 앞서 꾸준하게 지속해서 성공한 에어비앤비의 케이스와는 서로 상충하는 것일까.

사실은 두 케이스는 전혀 서로 상충되지 않는다. 오히려 유사하다고 보는 게 더 맞을 것 같다. 두 경우 모두 최초에 사업에 대해 가지고 있던 비전은 큰 변경없이 유지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지 세부적인 모델의 실행에 있어서 변화를 주고 있다. 시장에서 원하지 않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것은 고객이나 기업 입장에서 모두 도움이 안된다. 따라서 이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신속하게 확인한 후, 좀 더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화 (피봇, Pivot)하는 것이다. 그래서 피봇한다는 것을 비유로 예를 들자면, 투수가 마운드에 서서 한 발은 땅에 그대로 두고 (비전, 사업의 핵심), 나머지 발을 들어 회전하면서 (구체적 모델) 공을 던지는 모습에 빗대기도 한다.

에어비앤비의 경우에도 ‘에어베드와 아침식사 (AirBed and Breakfast)’를 주는 모델에서 시작했다가, 어느 순간 모든 집주인이 아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음을 알고, 아침식사 제공을 기본옵션에서 빼게 된다. 또한 아파트 전체를 통째로 숙박장소로 내놓은 사람이 나온 이후에는, 방 한칸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집 전체를 빌려주는 형태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초기에는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일반 여행객들이 주고객으로 개념이 넓혀졌다. 그리고 안전 등의 문제를 걱정하는 집주인을 위해, 집주인이 숙박객을 가려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실제로 새로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사업모델을 중간에 바꾸는 경우는 얼마나 흔한 것일까.

해외에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시리즈 A 펀드를 받은  시점부터 증권시장에 상장한 후 3년까지 기간동안 사업모델을 바꾼 기업은 전체 중에 10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한다. (참고:  시카고대학 자료, 스티브 카플란 작성 )

정작 중요한 것은 시리즈 A 펀드를 받기 전의 경우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시장과 만나면서, 시간과 돈, 아이디어의 중간에서 고민하는 시기가 이때이기 떄문이다.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인 프레드 윌슨이 블로그에 적은 글을 보면, 본인이 투자한 기업의 반 이상이 중간에 사업모델을 전환했음을 이야기 한다.  (참고:  Why Early Stage Venture Investments Fail )

실제로 스타트업에 투자한 시점에 벤처캐피탈을 매료시켰던 사업모델 조차도, 시장이 원하지 않는 솔루션을 제공함을 나중에 알게 되어, 사업모델 전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임에 분명하다. 투자를 받을 정도의 기업이면 이미 어느 정도 사업모델의 개연성이 높다고 볼 수 있으므로, 투자를 받지 못한 기업들까지 포함시키면, 실제 사업모델 전환을 시도하는 비율은 훨씬 더 높을 것이다.

프레드 윌슨의 블로그 글에서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결국 투자 실패로 끝나버린 다섯 개의 기업 중에서는 네 곳이 사업모델 전환을 시도하지 못하고, 본래의 사업모델만을 고집했다고 한다. 결국 시장과 제품이 서로 어울리는 지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자세가, 스타트업 성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실패율을 줄이는 필요조건은 된다고 볼 수 있겠다.

Marriage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auddess

결국 사업 자체와 초창기의 비전에 대한 끈기는 가지되, 사업모델이나 아이디어와 결혼하지 않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년에 SK T-아카데미 전문 기획자 과정에서 워크샵과 코칭을 진행하면서, 제가 자주 강조했던 이야기 중의 하나가 ‘아이디어와 결혼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누구나 자신이 낸 아이디어에 대한 애정은 각별할 수 밖에 없는 데, 여기에 집착하게 되면, 다른 좋은 아이디어와 만날 기회를 스스로 막는 결과를 나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사업계획서 발표 이틀전에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로 바꾼 학생이 영광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아이디어와 결혼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기획 단계뿐만 아니라, 사업을 실행하는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문제는 투자된 비용이다. 기획서야 다시 쓰면 그만이지만, 사업모델의 실행에는 많은 자원이 든다. 사업모델을 전환하는 것의 리스크도 문제지만, 중간에 바꾸기 힘든 것은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 비용이 아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런 비용은 대개 잠식비용 (Sunk Cost)이다. 잠식비용은 이미 흘러간 비용이어서, 어떤 의사결정을 하든간에 복구되지 않는 비용임을 생각하면 조금은 유연한 자세를 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이노베이터 이야기가 드디어 한권의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제 보다 많은 떠오르는 혁신 기업들을 만나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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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OpenSky Blog

OpenSky: Build It So They Will Come — and Open Their Wallets (CBS News)

OpenSky Hits 1 Million Users And More Than $1.5 Million In Monthly Sales (All Things Digital)

Interview with Founder (Bloomberg)

* 관련 글:  이노베이터 이야기 – 오픈 스카이 (Open Sky) 1편

이노베이터 이야기 – 오픈 스카이 (Open Sky) 2편

이노베이터 이야기 – 오픈 스카이 (OpenSky) 3편

이노베이터 이야기 – 오픈스카이 (OPENSKY)가 주는 교훈

이노베이터 이야기 – 에어비앤비 (AIRBNB)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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