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로부터 배우고 있는 오바마 정부 (Lean Startup에서 Lean Government로)

4월 11, 2012 — 댓글 남기기

실리콘밸리의 신생기업들에게 린스타트업 (Lean Startup)의 전도사로 통하는 에릭라이즈(Eric Ries)는 요즘에 워싱턴에서도 그의 이야기가 주목받고 있음을 느낄 것이다. 얼마전에 출간된 ‘Lean Startup’이라는 책도 뉴욕타임즈에서 베스트셀러부문 2위에 올랐다. 최근 개최된 미국내 주요 행사인 SXSW에서도 그의 모습이 자주보였다고 한다. 그가 실리콘밸리뿐 아니라 워싱턴에서도 주목받는 이유는 미국 정부가 최근 들어 열심히 모색하고 있는 린 거번먼트 (Lean Government)때문이다.

왜 정부 앞에 린 (Lean)이라는 표현이 붙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Lean은 ‘군더더기 없는, 낭비가 없는’의 의미로 나온다. 꽤 오래전 일본에서 린 생산방식 (lean production)을 내놓았을 때부터 유명해진 단어다. 린 생산방식은 상품의 가치를 높이는 것 말고는, 낭비의 요인들을 철저히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에서 낮은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자동차 등을 생산할 때 많이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에릭라이즈가 사용하는 린스타트업 (lean startup)에서 사용되는 린의 의미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막 생겨난 작은 기업들에게 맞는 성공 원칙이 자리를 잡은 일반 기업들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쥬라기 시대의 작은 설치류처럼 빠르게 움직여서 살아남아야 하는, 스타트업의 생존원칙을 적절하게 정의하고 있다. 에릭라이즈가 제시하는 원칙 중 일부는 다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 시장에 대한 가설 확인을 위해 빨리 시제품을 만들어라
  • 제품 진화를 위해서는 전통적 방식에 의존하지 말고, 고객의 피드백을 주로 활용해라
  • 지속적으로 개선해서 내놓아라
  • (라면은 먹고 버틸 정도로) 최소한의 수익은 낼 수 있도록 하라
그런데 이런 스타트업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정부기관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정부 조직을 국민을 위한 서비스 조직이라고 생각해보면, 그 안에 엄청나게 많은 공공서비스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부분을 제공할 때, 좀 더 가치 중심으로 바라보자는 측면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목할만한 인물 중의 하나가, 정부혁신을 위한 기술최고직 (US Deputy CTO for Government Innovation)을 맡고 있는  크리스 베인 (Chris Vein)이다. 직함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대단해 보이는데, 정확히 하는 일이 무엇일 지 궁금하다. 크리스 베인은 지금의 직책을 맡기 이전에 샌프란시스코의 최고정보임원 (CIO, Chief Information Officer)를 역임했었다. InformationWeek 지에 의해 50명의 대표적인 공공기관 CIO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가 샌프란시스코에 있을 때 벌인 주요 사업은 오픈소스 구매정책을 반영한 Open311과, 샌프란시스코의 공공데이터를 오픈하는 DataSF.org 프로젝트였다.
그에 의하면 최근에 주로 하는 일은 정부 내, 지자체, 또는 실리콘밸리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사례를 수집하고 이로부터 공공서비스에 반영할만한 교훈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 저는 연방정부, 주, 지자체 수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지, 새롭게 시도되는 일이나, 어떤 아이디어가 새로 실현되었는 지, 어떤 기업이 생겨났는 지 살펴보러 다닙니다.  제가 그런 작업을 하는 동안, 진실의 일부를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이, 왜, 어떻게 작동하는 지를 알고 그것으로부터 정보를 취득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여기서 얻은 교훈을 연방정부, 주, 지자체에 적용할 지 전략을 짜고 있습니다. 정말 정부 혁신 전략을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    크리스베인 강연 내용 인용, SVB Financial Group Accelerator CEO Summit 중 (2011.10)
그는 정부가 혁신과 성장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구체적으로 다음 같은 세가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 데이터 (사용권의) 민주화   (Democratize Data)
  • 시장과의 투명한 관계 구축 (Market Transparency)
  • (갇혀있던) 데이타의 유동화 (Data Liquidity)
제시하는 내용이 의미가 있어서, 이를 간단하게라도 아래 소개해 보려고 한다.
1.데이터 (사용권의) 민주화   (Democratize Data)
  
정부와 공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식으로 오픈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기계가 읽는다는 의미는 요즘 유행하는 오픈API방식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공공 데이터 제공자로서의 정부’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다. 공공정보를 오픈한다는 것에 대해 보안담당하는 사람들은 기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사례로 소개된 것은 국가정보기관인 FBI가 보유한 지문 Data이다. 이 정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지문 사진을 올리면, 동일한 지문을 FBI가 오픈한 데이터에서 찾을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범죄자의 문신 사진도 데이터베이스화 되어 있어서 이 또한 오픈이 가능하다고 한다.
2. 시장과의 투명한 관계 구축 (Market Transparency)
단순히 해석하면 시장 투명성 정도로 해석되는 문구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데이터를 사용하는 시장과의 관계를 위한 커뮤니티 구축에 가깝게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찌보면 ‘시민들을 참여시키는 정부’와도 개념이 일맥 상통해 있다.  데이터 활용에 대해 시민 개발자나, 스타트업들의 참여를 높이는 활동도 필요할 것이고, 또한 베스트프랙티스 차원에서 정부도 스스로 오픈 데이터 기반으로 공공서비스를 기획하고,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예시된 것이 헬스케어 관련 정보들을 모아서 제공하는 싸이트다. 공공쪽에서 수집할 수 있는 개인의 건강/병력 등의 정보는 생각보다 많을 거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이 의무화되어 있는 국내의 경우는 이러한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면, 의료/보건 연구쪽에서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정부가 제시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시민들이 제안하고 가장 우수한 안에 대해 보상하는 싸이트 (Challenge.gov) 가 있다. 이곳에서는 자동차 설계와 관련된 시범적 캠페인을 벌여, 텍사스 출신의 한 시민이 디자인한 자동차 설계안으로 만달러의 상금을 받아갔다고 한다. 각 기관별 정부 정책 공모 등도 국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민생활에 좀 더 밀착되어 있고, 중요한 질문에 대해 올리며, 성과에 보답하는 것으로 정부와 시민과의 소통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수 있다.
3. (갇혀있던) 데이타의 유동화 (Data Liquidity)
공공 데이터는 기본적으로 정부 기관 내에 갇혀있다. 이를 오픈 데이타의 개념에 따라 정부기관들이 오픈하고 있는 것도 공공데이터 유동화의 한 형식이다. 주로 이는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반면에, 일반 시민들도 자신과 관련된 정보에 좀 더 손쉽게 접근이 가능할 필요가 있다. 위의 화면을 보면 파란색 버튼이 가운데 자리잡은 것이 보인다. 블루버튼 (Blue Button)이라는 것이어서, 이것을 누르면 개인의 건강, 보험 등 정부가 보유한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그러면 다운로드 받아서 어디에 쓸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병원에 입원할 일이 생긴 경우, 다운로드 받은 데이타를 병원에 제출하면, 보다 정밀한 진단이 가능할 수 있다. 민간 기관들이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없기때문에, 선택적으로 본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서, 쓰임새에 맞게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내에서는 연방정부뿐만 아니라, 도시 수준에서도 경쟁적으로 정부2.0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서고자 애쓰고있는 것 같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와, 브로드웨이가 있는 뉴욕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군데 모두 미국내에서 벤처캐피탈과 기업가정신이 발달한 곳이기도 하다. 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후속편에서 한번 들여다 볼 예정이다.
다시 한번 질문을 하자면 왜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가 스타트업의 성장철학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까. 현재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과 활력이 실리콘밸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플랫폼으로서의 정부에 대해 2009년부터 답을 찾고 있는 미 행정부가 이제 어느 정도, 방향의 가닥을 잡고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다.  만약 국가로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플랫폼이 된다면. 또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이라는 도시가 플랫폼이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업간의 플랫폼 경쟁력이 이제는 국가간의 플랫폼 경쟁력을 옮아가는 것은 시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 링크: Government as a Startup with ‘The Lean Startup’ Author Eric Ries

Former SF CIO Chris Vein named Deputy U.S. CTO for Government Innovation

Vein: How ‘Lean Government’ Enables Entrepreneurs

San Francisco pitches lean government as a platform for innovation

CITY OF NEW YORK ANNOUNCES WINNERS OF FIRST HACKATHON, REINVENT NYC.G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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