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성장통을 거치고 있는 넷플릭스 이야기

5월 2, 2012 — 댓글 2개
goodbye cruel world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faster panda kill kill

넷플릭스(Netflix)는 ‘플랫폼전쟁’에서도 주요하게 소개한 바 있지만, 대표적인 미국의 온라인 비디오 렌털 업체이다. 그 시작은 블록버스터의 무지막지한 연체료 정책에서 기회를 본, 리드해스팅스 (현 넷플릭스 CEO)에 의해 출발했다. 월정액 서비스를 가입하면 우편을 통해, 사용자가 예약한 영화 DVD를 보내주고, 다시 반납하는 형태로 서비스를 성장시켜오다가, 2007년 즈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온라인 비디오 시장에 뛰어들었다.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위치를 잠깐 짚고 이야기를 계속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미국에서 이루어지는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을 조사한 바로는, 웹의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을 넷플릭스 회원들이 영화를 감상하는 데 썼다고 한다. 미국에서 2011년 기준으로 온라인으로 영화등을 소비하는 비중이, DVD를 통한 것보다 높아졌다고 한다. 그리고 온라인 소비 방식 중에 대부분은 넷플릭스를 통한 것이다. 애플의 아이튠즈가 음악 CD 소비를 감소시켰듯이, 비디오 시장에서 그 역할을 넷플릭스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잘나가던 넷플릭스가 지난 한 해동안 많은 홍역을 치렀다. 2천4백만 가까운 회원 중 80만명이 두 세달만에 탈퇴해 버리고, 블로그에도 넷플릭스 대신 요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블록버스터가 어떠냐는 식의 비교 글도 올라오곤 했다.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그 내용이 알려진 상태여서 여기서는 잠깐 상황만 정리하고, 실제로 왜 넷플릭스가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하게 되었는 지를 살펴보겠다.

  • DVD 우편 배송 부문 분사 계획 발표
    • 넷플릭스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었던 DVD 우편 배송 부문을 별도 회사로 분사한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한다
    • 해당 부문은 물류센터, 인력 유지, 우편료 상승 등으로 비용 압박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고, 장기적으로는 DVD시장의 축소에 따라 철수해야할 대상으로 공공연히 이야기되었었다.
    • DVD 우편 배송을 이용하는 넷플릭스 고객은 전체 중에서 10퍼센트 이하로 발표되었다.
  • (우편+온라인 감상) 통합 서비스를 분리
    • 넷플릭스에 있어 원래 DVD 우편 배송이 주요 서비스고, 온라인 비디오는 보완적으로 함께 묶어서 고객에게 제공했었다.
    • 나중에 온라인 비디오가 주요 서비스로 역할이 바뀐 가운데, 우편과 온라인 감상의 두 가지 서비스를 따로 분리하기로 결정한다.
    • 고객은 각각을 따로 가입하게 될 경우, 16불 (각각 $7.99 )을 내게 된다. 이 금액은 기존의 통합 서비스에 비해 60% 증가한 수치다.
  • 기타 소비자 가치가 줄어든 부분
    • 고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입자당 단말기 대수를 기존 6대에서, 4대까지로 축소
    • 소니, 디즈니, 비아콤 등이 포함된 Starz와의 계약 만료로 프리미엄 영화 콘텐트 감소

기존의 넷플릭스 고객 입장에서는 반발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그리고 거센 반발에 직면한 넷플릭스는 위의 계획들을 철회하게 된다. 금년 1분기 넷플릭스의 실적보고를 보면, 순가입자는 늘었지만 사업이 적자로 전환되었다. 다행히 시장분석가들이 예상한 것보다는 적자폭이 많이 적어서, 넷플릭스가 다시 반등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하고 있다.

그러면 왜 넷플릭스는 소비자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위와 같은 변화를 강행하려고 했을까?

1. 성장 모멘텀의 모색

Netflix Canada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evansonline

넷플릭스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만, 서비스 지역은 미국에 주로 국한되어 있었다. 최근에 캐나다와 남미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글로벌 확산을 꾀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미국내 시장만큼 빠른 성장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그래도 훌루나, 아마존 같은 기업들과 글로벌 환경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진출은 풀어야 할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영국을 발판으로 유럽 국가들로도 진출하려고 한다. 훌루는 아시아 시장, 특히 일본에 먼저 진출해 있다.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DVD 우편배송 서비스는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지의 물류센터를 거점별로 구축해야 하고, 인력 운영 문제 등을 감안하면 온라인 영화 감상만 제공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따라서 넷플릭스의 기존 통합 서비스를 분리하여, 해외 진출은 온라인 중심으로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는 맞는 방향이다. 분사된 DVD우편 배송 부문의 경우 넷플릭스 브랜드가 아닌, 퀵스터 (Qwikster)라는 생소한 브랜드를 사용할 계획이었는 데, 이는 타 온라인 렌털 사업자와의 제휴 가능성까지도 염두에 둔 것이 아닐까 한다.

2.비용 부문의 압박

우편 DVD 부문을 분사하려는 이유 중에 하나도 비용 압박이 문제였다. 온라인 감상이 주요 서비스가 되면서, 우편 DVD를 이용하는 사용자 비율은 줄어들었지만, 기존의 물류거점 및 운영 인력 등을 크게 줄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가입자 매출당 차지하는 비용의 수준에서, 이 우편 DVD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증가했을리라 보인다. 수익보다는 비용적인 영향만 미치는 코스트 센터 (Cost Center)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80개 이상의 영화 소비 단말을 지원하게 되면서, 여기서 발생하는 비용들도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고화질 HD급 영화나 3D영화등들을 많이 지원하게 될수록 온라인 부문에 대한 투자는 계속 증가하게 될 것이다.

Hollywood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Viktor Hertz

뭐니뭐니해도 가장 비용 부문의 압박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콘텐트 확보 비용이다. 넷플릭스는 월정액으로 보유한 모든 영화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가입자당 벌어들이는 매출을 콘텐트 사업자와 나누기 보다는, 미리 몇년치 콘텐트 금액을 확정하고 정산하는 구조로 사업을 운영한다. 그래서 초기에 Starz를 통해 영화 전송권을 확보했을 때만 해도 년간 360억원 정도 ($30 mil / yr)씩 차지하는 콘텐트 비용도 Starz 입장에서는 감지덕지였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온라인 렌털 시장이 성장하면서 콘텐트 사업자들의 욕심도 따라서 커져갔다. 그래서 2007년부터 5년간 공급받기로 한 계약이 만료되면서, 갱신 조건으로 기존보다 10배에 가까운 금액을 요구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수준의 금액은 Starz의 콘텐트가 넷플릭스 안에서 소비되는 비중이 8퍼센트임을 감안하면 과도한 측면이 있다. Starz가 이런 조건을 고수한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는 데, 이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트에서 자세히 적어보도록 하겠다.

아뭏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콘텐트 확보비용때문에, 넷플릭스의 수익이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당연한 말이지만 비용을 줄이거나 , 매출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

  • 비용 감소 : 우편 DVD 분사, 가입자당 사용 단말대수 줄임, 대체 콘텐트 공급자 확보, 오리지널 콘텐트 투자
  • 매출 증대: 가입자당 요금 인상, 가입자 증대 (글로벌 진출 등), 지원 소비단말 확대 (가입자 유치 채널)

우선 위의 내용만 놓고 보면, 넷플릭스가 왜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그렇게 움직이게 되었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넷플릭스는 이제 블록버스터를 넘어서고, 스튜디오들이 경계하는 일순위의 자리에 올랐다. DVD 우편 배송에서 시작해, 온라인 비디오 렌털 시장을 개척했지만, 이제 소비자에게 부담을 넘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혁신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경계선위에 서있다고 하겠다.

그러면 넷플릭스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미국내에 있는 HBO의 모델을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BO는 케이블 방송 사업자로, 넷플릭스와 비슷하게 콘텐트 조달에 대한 어려움을 겪은 후, 자체 제작 또는 투자한 콘텐트를 다수 확보하는 전략으로 성공한 케이스다. 대표적인 작품이 국내에도 잘 알려진 ‘Sex and the City’ 등이 있다. 성과를 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콘텐트 사업자와의 협상력, 타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넷플릭스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보인다.

성장 측면에서는 아직은 성과가 미미하지만, 글로벌에서 답을 찾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향후 유럽, 아시아 시장에서 어떤 모습으로 진출할 지 주목하면 좋을 것 같다.

* 관련 포스트

스튜디오들은 왜 거액의 판권료를 마다했나

그래서 결론은 콘텐트가 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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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제대로 성장통을 거치고 있는 넷플릭스 이야기

  1. 

    갑자기 넷플릭스 얘기가 나와서 서핑하다가 발견해서 들어왔는데 이런문제들이 있군요. 잘봤습니다.

  2. 

    저도 개인적으로 소셜 마케팅 전략에 관심이 많습니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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