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들은 왜 거액의 판권료를 마다했나

5월 4, 2012 — 댓글 남기기
넷플릭스에 초기부터 영화 판권을 제공하던  Starz가 5년만에 재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여러 가지 추측이 있어왔다. 외견상으로 보이는 점은, 이전보다 10배 가까운 금액을 연간 판권료로 요구했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협상결렬로 갔다는 것이다. Starz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비디오 렌탈 시장 규모에 비해 자신이 제공하는 판권료가 저평가되어 있다고 느낄만 하다. 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협상 결렬로까지 가게 된 것이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Twickenham Film Studios - John Landis LEGO minifig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Cake in Milk

우선 몇 가지 팩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우선 Starz는 2007년부터 5년간  매년 360억원 ($ 30 million / yr)을 넷플릭스로부터 판권료로 받았다.
  • Starz의 2010년 영업 이익은 480억원 가량 ($ 40 million ) 되므로, 넷플릭스로부터 받는 판권 수익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넷플릭스의 CEO는 2012년에 Starz와의 계약을 갱신하면서, 연간 2400억원 (약 $200 million /yr) 로 판권료 계약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 Starz가 제시한 금액은 정확치는 않으나, 기존 계약의 10배 정도인 3600억원 ($300 million / yr) 정도로 추정된다.
협상에서는 바트나 (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라는 것이 있다. 협상을 통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설정해 놓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다. 만약 협상과정에서 바트나보다 좋은 제안이 들어온다면, 협상을 재빨리 수락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협상을 결렬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Starz가 넷플릭스와의 협상을 결렬함으로서 얻게 될 바트나가 명확치 않다는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판권료를 거부하가에는 현재 Starz의 수익구조가 그다지 탄탄치 않고, 더구나 넷플릭스와의 판권계약이 독점적인 공급을 전제로 할 필요도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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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해 안되는 Starz의 움직임을 이해하려면, Starz가 판권을 중개하는 대행사의 위치에 있을 뿐이고, 실제적인 힘은 영화를 만드는 스튜디오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여러 유명 스튜디오 중에서 소니와, 디즈니, 비아컴은 Starz와 넷플릭스의 계약 갱신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넷플릭스에 콘텐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선언한 상태였다. 결국 스튜디오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Starz 입장에서는 다른 좋은 대안이 있다기 보다는, 넷플릭스에 콘텐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깨도록 스튜디오로부터 압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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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유명 스튜디오들은 넷플릭스에 콘텐트를 제공하는 것을 기피하게 되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넷플릭스의 가격구조, 그리고 영화 DVD 판매시장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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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ium Channels

Premium Channels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geektonic)

우선 넷플릭스는 월 7.99불을 받고 가입자에게 무제한 영화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고, 인기영화라 하더라도 좀 더 높은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 아니어서, 이런 구조에 대해 프리미엄급 영화를 만드는 스튜디오들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참고로 아이튠즈 같은 경우나, 아마존의 경우도 일정한 가격 밴드내에서 제품이 판매되도록 강력한 가격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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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음악 파일 하나 다운로드에 0.99불이거나, 전자책 하나에 9.99불 내에서 팔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스튜디오들이 원하는 것은 이러한 일원화된 가격 정책이 아니고,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볼 경우, 추가로 요금을 지불케하는 이중 가격구조 (Price Tier)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일원화된 단순한 가격구조가 핵심적인 고객 경쟁력이라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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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인 영화 DVD 시장의 변화는, 음악 CD시장의 변화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음악산업이 먼저 디지털로 전화되면서, 음악 CD 판매가 줄어들고, 아이튠즈 같은 플랫폼 중심으로 유통구조가 바뀌었듯이, 영화 산업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2011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온라인으로 동영상을 소비하는 비중이, 영화 DVD를 통한 소비를 넘어섰다. (점유율 기준 57%) 그런데 문제는 소비 비중은 57%에 이르지만, 온라인 영화 소비가 매출로서 기여하는 바는 1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것은 평균 지불 비용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인데, 스트리밍의 경우 영화 한편당 51센트를 소비자가 내는 반면, 영화 DVD의 경우 4.7불을 낸다. 이런 이유로 스튜디오들은 현재의 스트리밍 기반 영화 소비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 온라인에서의 소비자 가격을 높이거나, 영화 DVD 유통이 최대한 오래 존속하길 바라는 것이다.
Pixar Fun and Games DVD

Movie Title DVD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HAMACHI!)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비디오 렌털 사업자들이 생기면서, 케이블 고객들이 서비스를 해지하고,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로 옮겨타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한다. 영화 DVD시장을 축소시키고, 중요한 판매 채널인 케이블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스튜디오들은 넷플릭스가 내미는 거액의 판권수익에도 꿈쩍하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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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스튜디오들은 시간을 버는 동안에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걸까? 여러 스튜디오들이 같이 공동으로 만든 온라인 영화 유통 플랫폼인 ‘울트라바이올렛’을 띄우려고 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영화 감상권을 영화당 2불 정도를 주고 구매하는 것인데, 영화 DVD를 구매한 사람들에게 제공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일단 DVD를 구매하면, 어떤 영화 소비 단말에서도 감상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월마트와 계약을 해서, 이미 영화 DVD를 구매한 고객들도, DVD를 가지고 와 2불만 내면 해당 플랫폼을 쓸 수 있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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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비디오 렌털 사업자에 대한 스튜디오들의 견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넷플릭스외에 아마존, 구글 등 다른 사업자들도 직접 콘텐트에 투자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다변화하며 대응책을 준비중에 있다.
**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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