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결론은 콘텐트가 왕일까

5월 10, 2012 — 댓글 남기기

콘텐트와 플랫폼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앞서 살펴본 넷플릭스와 스타즈간의 협상 결렬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 유투브, 훌루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체 콘텐트 제작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도 뭔가 심상치 않다. 혹자들은 미디어 플랫폼 세계에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하게 되면서, 콘텐트를 가진 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팔 수 있는 대안 시장이 많아지므로, 협상력 (Bargaining Power)가 콘텐트 사업자쪽으로 기울 것으로 본다.

King Kong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Still Burning

일견 이러한 이야기는 타당해 보인다. 넷플릭스의 경우 콘텐트 확보에 드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10에는 1억8천만불에서, 이년 후인 2012년에는 19억 8천만불로 증가했다. 거의 10배 증가한 수치다. 2011년에 훌루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넷플릭스였지만, 콘텐트사업자인 훌루의 지주사도 반대하고, 이제 넷플릭스도 여력이 없어진 상태다.

그럼, 과연 영화등의 판권을 가진 콘텐트 사업자가 다시 왕좌로 복귀하는 것일까?

향후에도 계속 콘텐트사업자들이 판권계약을 갱신하면서, 가격을 높이 올릴 수 있다면 그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 3~5년 이후에 오게 될 판권 갱신 계약 시점에서는 조금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콘텐트 사업자들과의 협상으로 거의 넉다운 될 뻔한 넷플릭스로부터 교훈을 얻은, 아마존 같은 후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들은 대비책을 서두르고 있다.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자체 콘텐트를 확보하고, 영화 뿐 아니라 TV용 드라마/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 확보, 글로벌 진출을 통해 시장 접근과 이를 통한 콘텐트 사업자에 대한 협상력 강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경쟁사간이라 하더라도, 콘텐트 소싱에 대해서만은 같이 공조를 취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트를 확보하는 방안과, 콘텐트 사업자가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방안은 조금 다른 접근 방안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Crowd-sauce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stev.ie

우선 플랫폼사업자의 경우, 기존의 스튜디오나 방송사가 가진 자원과 전문성에 직접 도전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크라우드 소싱 등을 통한 새로운 가치 네트웍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임이 포착된다. 아마존이 대표적이다.

아마존이 최근에 발표한  아마존 스튜디오의 운영 방침에 따르면, 일반 사용자들이 올린 시나리오를 토대로 아동용, 코미디 부문에서 좋은 소재를 발굴하고, 이를 비디오 상품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매달 1편을 뽑아서 천만원 넘는 상금을 주고, 실제 상품화 되는 경우 6천만원 이상에 로열티 5%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이러한 조건이 그다지 매력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신진 시나리오 작가들의 등용문으로서 가치를 가질 경우, 생각보다 뛰어난 작품들이 나올 수도 있겠다.

콘텐트 사업자의 경우, 자체 콘텐트만을 가지고 미디어 유통 플랫폼을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충분한 콘텐트 Pool을 확보하고, 사업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합자 회사 형태를 취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훌루 (Hulu) 역시 폭스TV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자본금을 출연해서 만든 경우이다. 국내에서 지상파 방송사들도 Pooq나 K플레이어라는 플랫폼을 토대로, 합종연횡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는 위의 두 가지의 중간 형태도 나오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에 콘텐트 사업자가 지분 투자를 하는 경우다. 플랫폼 사업자는 안정적인 콘텐트 수급을 위해서, 콘텐트 사업자는 수익 극대화와 플랫폼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상호 윈윈 포인트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포티파이 (Spotify)다. 스웨덴 태생의 기업으로 음악소비의 흐름을 불법복제, 유료다운로드에서 무료/유료 스트리밍 기반으로 바꿔놓은 떠오르는 차세대 주자라고 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는 음원 사용권 계약 갱신을 앞둔 시점에서, 4대음반사업자들에게 지분투자를 제의하고, 현재 20% 가까운 지분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튠즈와는 가능하지 않은 모델이, 신진 음악 플랫폼 사업자의 특수성 때문에 가능했다.

플랫폼이 왕인가, 콘텐트가 왕인가

KING CLUB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oknovokght

왕의 귀환이라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높아진 콘텐트의 협상력 배후에는, 반드시 콘텐트만의 승리를 장담키 어렵게 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역공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협상력  (Bargaining Power)을 누가 가장 높일 수 있느냐는, 어떤 전략을 토대로 콘텐트+플랫폼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레버리지 하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앞서 예로 든 스포티파이는 불법복제를 조장하는 웹하드 같은 플랫폼을 공동의 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존의 음악 CD 또는 영화 DVD  시장을 새로운 디지털 소비 방식이 깍아먹는 것이 아니고, 불법 소비를 정상적인 시장으로 끌어들임으로서 전체 시장을 키운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결국 플랫폼과 콘텐트간의 상호윈윈은 새로운 시장과 가치창출을 전제로 해야 함을 느끼게 한다.

* 관련 포스트

제대로 성장통을 거치고 있는 넷플릭스 이야기

스튜디오들은 왜 거액의 판권료를 마다했나

** 참고 자료

FierceIPTV,  Netflix content acquisition costs to soar in 2012 

FierceOnlineVideo, Report: Netflix not interested in buying Hulu

MarketingWeek,  Amazon to crowdsource original TV shows

Mobiledia The Future of Netflix: Content Is Always King

CNet,   If Web movie views double, Netflix — not content — is king

WallStreet Journal,  Netflix Shows Content Is King, At Least for a Day

The Atlantic,  Why Content Isn’t 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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