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소화전 주변의 눈을 자발적으로 치우게 할 수 있을까

7월 16, 2012 — 댓글 2개

오늘 “보다 좋은 정부를 코딩하기”라는 주제로 TED에서 강연한 Jennifer Pahlka의 영상을 보았다. 그녀는 코드포아메리카 (Code for America)라는 비영리 기관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러면 이 코드포아메리카는 무엇을 하는 곳일까?

펠로우(Fellow)라고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여 정부기관에 파견을 보내고, 그들로 하여금 시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공공서비스를 개발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만들어진 서비스는 주로 모바일앱으로 개발되지만, .org로 끝나는 웹 싸이트를 같이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강연에서 소개된 서비스 중에서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 미국 내 도시 중 하나인 보스톤은 도심에 있는 소화전들이 한겨울에 많은 눈이 내리면, 눈속에 파묻혀 이 주변의 눈을 청소하고 소방차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방공무원들의 골치거리라고 한다. 그래서 한 펠로우가 아이디어를 냈다. 소방전 위치를 지도위에 제공해주고, 시민들이 소방전에 체크인 하듯이 자기 이름을 올릴 수 있다. 나중에 실제로 눈이 내리면, 자기 담당 소화전을 주변을 청소한다는 의미다. 만약 청소를 게을리한다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자기 이름을 올릴 수 있다. 포스퀘어의 메이어(Mayor)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민 개발자가 자발적으로, 공공의 목적에 부합되는 앱을, 참신한 아이디어로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좀 더 놀라운 점은, 보스톤에서 소화전 주변의 눈을 치우는 용도로 만들어졌지만, 다른 미국 내 도시에서는 이를 조금씩 자신들의 용도에 맞게 바꾸어 썼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와이의 경우는 쓰나미 경보기가 해변에 걸쳐서 설치되어 있는 데, 배터리를 자주 도난당한다고 한다. 자주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이를 점검하고 유지보수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래서 쓰나미 경보기에 앞서 소화전처럼 체크인하도록 하여 시민들이 해당 경보기의 상태를 체크하고 자발적으로 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카고의 경우는 집앞의 눈을 치우는 데에 비슷한 방식을 활용해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방식의 참고할만한 개방성이 있다. 공공서비스 개발에 시민을 참여시키는 의미의 개방성과, 이를 각 지자체의 용도에 맞게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는 사용상의 개방성이다.

마치 이는 클레이셔키 교수가 이야기하는 인지잉여 (Cognitive Surplus)를 공공서비스 분야로 확대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인지잉여의 대표적 사례로 케냐의 우샤히디(Ushahidi)를 들었다. 케냐 내에서 정치적 문제로 인한 폭력 사태가 연일 계속되었지만, 언론이 보도해 주지 않아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었다. 이를 초기에는 블로그에서 공유하다가, 좀 더 시민들이 정보를 올리기 쉽고, 지도 위에서 표시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싸이트로 변신한 것이 지금의 우샤히디다. 그 당시도 자발적인 몇몇 개발자에 의해 만들어졌고, 이제는 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제공되어,  전세계에서 재난 또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시민들이 올린 정보로 하나의 실시간 맵을 만들어준다.

공공서비스의 개선에 세금을 냈다는 명목으로 손을 떼는 것이 아니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과 공무원이 같이 협업하는 모델이 가능함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여기서 정부의 역할은 시민들을 연결해 주고, 그로부터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이 벌어지도록 환경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현재 코드포아메리카는 7월말까지 시민들이 개발한 참신한 공공서비스 관련 앱의 등록을 받고있다. 그 홍보 동영상을 잠깐 보니, 팀오렐리, 마크주커버그, 비즈스톤 등 유명한 실리콘밸리 CEO들이 앞장 서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국내도 시민단체 등이 주도하는 실천운동의 하나로, 이런 공공서비스 개발에 참여하는 부분을 고려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공무원들도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고, 참여하는 시민들에게도 참여에서 느끼는 자부심을 줄 수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s

2 responses to 시민들이 소화전 주변의 눈을 자발적으로 치우게 할 수 있을까

  1. 

    ㅋㅋㅋ 잼있는 아이디어군여…. 음…나도 같이 나눔 코딩을 해야 하는데… 새로운 발생을 하게 된는군여…감사..

  2. 

    국내에도 ‘코드나무’라는 곳에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을 앞장서고 있군요. http://codenamu.org/projec/open-data-camp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