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협업 생산은 과학 기술 분야에도 가능하다

7월 18, 2012 — 댓글 남기기

해외에서는 코크리에이션 (Co-creaiton, 협업생산)이 작년부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협업생산은 말 그대로 여러 사람들의 공동의 노력을 통해서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만드는 활동이다. 과거에는 생산자가 무엇인가를 만들고 나면, 이를 시장에 내다팔면서 소비자를 만나 판매 대금을 받는 것으로 거래 행위가 끝났다. 그래서 대부분의 가치창출 (Value-creation)은 생산자쪽에서 일어났고, 고객이 돈을 지불함으로써 가치창출의 대가를 받는 (Value-capture) 행위가 일어났다.

근래 들어서는 인터넷과, 기업과 개인간, 그리고 개인간 수평화된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인해 이런 경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과 고객이 같이 만들고 (Value co-creation), 그로 인해 만들어진 성과를 같이 나누는 (Value co-capture)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일찌기 필립코틀러와 같은 마케팅 분야의 대가들은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거래보다 진보한, 관계가 더 중요시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특히 프라할러드 (Prahalad) 교수는 기업과 소비자가 같이 협업을 통해 움직이게 됨으로써, 협력자이자 경쟁자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가치를 창조할 때는 협력자이지만, 만들어진 성과를 배분할 때에는 경쟁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협업생산의 예로는 개인이 발명아이디어를 올리면 커뮤니티 토론을 거쳐서 제품으로 만들어주는 쿼키 (Quirky)를 들 수 있다. 또한 자동차에 대한 디자인을 주기적으로 공모한 후 가장 인기있는 시안을 선정해, 수제 자동차로 만들어 판매하는 로컬모터스 (Local Motors)도 해당된다. 넓게 보면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사회문제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모으고, 평가해 선정하는 오픈아이데오 (Open IDEO)도 협업생산의 일종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정부가 주도로 하던 분야의 일들도 이러한 협업생산의 범주에서 시도되고 있다. 미국에서 군사용 자동차를 설계하고 만드는 것은 국내 국방연구소에 해당하는 DARPA의 업무였다. 작년말에 DARPA는 시범적으로 로컬모터즈와 제휴하여 시민들이 디자인한 군사용 자동차를 제작하였다. 2011년 2월부터 한달간 디자인을 공모한 후 수상자에게 $7,500을 주었는 데, 160개의 디자인 시안이 경합을 벌였다. 그중에 선정된 XC2V가 이후 두어달만에 제작되어 2011년 6월경 오바마 대통령에게 시연되었다고 한다.

DARPA and Local Motors XC2V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Glenda Alvarez

“이것은 정부가 여러분의 세금을 쓰는 방식을 바꿀 뿐만 아니라, 기술이 공장에서 보다 빨리 세상으로 나오고, 결과적으로 보다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 中

DARPA는 로컬모터스에 이 프로젝트를 의뢰하면서 $639,000를 지불했다. 6개월안에 괜찮은 군사용 차량 시제품을 얻는 비용치고는 상당히 저렴하다. 통상적인 연구방식에 의했다면 시간과 비용이 몇 갑절 더 들었을 것이다. DARPA는 차량의 디자인이 용도에 맞도록 요건 정의를 로컬모터스와 같이 사전에 진행했다. 예를 들면 3명의 부상자를 실어나를 수 있고, 소대병력의 군용배낭 수송이 가능하다는 식이다.

DARPA는 해당 프로젝트의 성과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에, 협업생산 과정을 어떻게 상시적으로 연구활동에 포함시킬 수 있을 지 고민중이라고 한다. 참고로 DARPA는 최첨단 공장을 시간제로 임대해주는 테크숍에도 최근 상당액을 투자했다. 군대가 전장에서 이동할 때 무기의 유지보수를 위해 멀리 후방에 보내는 것이 아니라, 병력의 뒤를 따라다니는 이동형 미니 공장 개념에 테크숍을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특정 기간 동안 모여서 무엇인가 만들고 뽐내는 메이크페어 (MakeFair)를 주관하는 곳에도 자금을 지원하여, 학교 등에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무엇인가 만드는 경험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우주에 띄우는 위성을 만드는 일도 협업생산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최근에 킥스타터에서 성공적으로 자금을 모은 아듀샛 (ArduSat) 이야기다. 아듀샛은 직경이 10센티미터 남짓한 큐브모양의 조그만 위성이다. 오픈하드웨어로 유명한 아두이노 회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미항공우주국 (NASA) 출신 엔지니어와 비즈니스 전문가가 나와서 만든 이 제품은, 킥스타터에서 $35,000을 모을 예정이었으나, 많은 인기를 얻어서 목표 금액을 세 배 이상 상회하는 펀딩을 받았다. 이 인공위성이 우주로 날아가게 되면 일년 정도 상공에서 가동하게 되며, 이에 투자한 사람들은 일정 시간을 빌려서 사진을 찍거나, 위치정보 확인 등 센서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면 왜 이 아듀샛이 협업생산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듀샛 자체가 아두이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게 첫번째 이유다. 아두이노를 활용해서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 데, 그중 상당한 수가 커뮤니티에 회로와 프로그램이 공유된다. 그러므로 직접 인공위성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간접적으로는 협업생산 과정에 참여했다고 할 수 있겠다.

또 한가지는 아듀샛 위에서 실행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일반인들이 낸 아이디어를 토대로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많은 아이디어들이 올라왔고, 그 중 선정된 일부는 누구나 볼 수 있게 공개되어있는 상태이다.

이상 협업생산이 평범하지 않은 군사 및 과학 분야에까지 적용되고 있는 사항들을 한번 살펴보았는 데, 결과적으로 드러나는 공통점은 과거의 연구방식에 무척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성공적인 사례 위주로 보아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지도 모르겠으나, 과거의 집단지성이 정보와 지식을 구조화하고 분류하는 데 치중했다면, 앞으로의 협업생산은 실제로 무언가 획기적인 것을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창조하는 데 보다 더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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