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영과 기업가 정신

7월 30, 2012 — 댓글 남기기

*본 글은 CAMTIC 사보에 ‘플랫폼 경영과 기업가 정신’이란 주제로 실은 컬럼입니다. 해당 사보 다운로드를 원하시면  이곳을 클릭하세요.

가끔 인터넷을 보다보면, 플랫폼에 대해 잘못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글들을 보게 된다. 그 중에 기억이 나는 것이 하나 있는 데 바로 ‘대동강 물을 떠다 파는 봉이 김선달’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했다고 보는 것이다. 과거에 미국 서부에 금맥 찾기 광풍인 골드 러시 (Gold Rush)가 일어났을 때에도, 정작 큰 돈을 번 사람은 광부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물을 판 사람이었다는 말도 있다. 적어도 이들이 훌륭한 사업가라는 점은 인정해야겠다. 하지만 플랫폼 비즈니스를 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물건을 떼다가 많이 파는 사업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자원 (Resource) 중심의 사고는 과거의 패러다임이다. 관계 (Relation) 중심의 사고로 바뀌어야 플랫폼 비즈니스라 할 수 있다.

한 기업의 성장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참여자 모두에게 신바람나는 파티가 될 수 있기 위해서는 이제 ‘대동강물’을 팔려는 장사꾼으로서의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대동강 물은 사람들이 목마르면, 와서 언제든 먹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도록 하자. 세상이 물을 필요로 한다면, 차라리 우물을 팔 수 있는 기계를 만들어 팔자.  그러면 세상은 좀 더 풍요로워질 것이다.

플랫폼을 어떻게 정의하나?

Day 45: Tiny teacups

이미지출처 플리커, 원작자: kirst19

플랫폼은 알면 알수록 매우 동양적인 사상과 어울리는 개념이다. 허를 통해 실을 얻는 전략적 도구라고도 할 수 있다. 우선 플랫폼은 ‘미리 완결하지 않음으로 경쟁력을 가지는 虛의系(Unoccupied System)’ 다. 그릇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릇은 비어있는 공간이 있어야 그 용도가 생긴다.  또한 플랫폼은 ‘내부와 외부, 외부와 외부간 연결의系(Link System)’다. 물위에 세워놓은 다리와 같다. 누군가와 소통을 통해 앞서 비워있는 공간을 채워야 한다. 이렇게 미완의 상태를 열어놓고, 소통하며, 채워감으로서 지속적 성장 모델을 꿈꾸는 것이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한때 스티브잡스가 동양의 참선에 빠졌다는 내용의 책도 있다.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로 들린다.

플랫폼을 어떻게 경영에 도입하는가?

전통 산업이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기존의 사업 자체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변화시킬 수 있다.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되고, 기존 사업에 虛의系와 연결의 系를 적용함으로서 가능하다. 특히 오픈 플랫폼 관점에서 외부의 힘을 활용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플랫폼 경영은 또한 관계 기반 경영이다. 다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시작해서, 고객입장에서 완성도 있는 가치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과 虛를 채워주는 보완자 (Complementor)와의 관계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 기존의 제품 전략은 다분히 거래 지향의 전략이었다.  고객이 좋아할 만한 물건을 만들어서, 시장에 판다는 측면에서 거래가 될만한 물건이 무엇인지, 시장이 있는 지 미리 설정하고 들어간다. 플랫폼은 고객 니즈가 있을만한 상품이 보완자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다. 사업전략, 특히 마이클포터가 집대성한 경쟁우위전략은 기본적으로 전쟁이론에서 나온 것이다. 전투가 이루어질 곳과 싸울 상대를 정하고, 어떻게 유리한 고지를 먼저 선점할 지, 필요한 자원 (병참 자원과 군마)과 역량 (전투력, 사기 등)은 어떻게 확보하고 활용할 지 정한다. 비즈니스 전략은 그러한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만들어진다.  플랫폼을 사업 부문 단위의 일로 치부해 버리면 진정한 사업간의 연결을 통한 플랫폼 전략이 나오기 어렵다. 애플이 하드웨어에서 대부분 수익을 내지만, 아이튠즈 부문이 없었다면 이런 성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각 부문별로 최대의 수익을 내는 것을 성과 관리를 한다면, 음악 가격, 앱가격의 높아지면서 하드웨어가 팔리지 않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그래서 사업부문별로 전략적인 정렬 (Alignment)이 필요하고, 기업의 대외 협력 문화와 성과 보상에 대한 기준도 남달라야 한다.

플랫폼 경영을 활용한 제조 관련 혁신 기업들이 생겨난다

Image courtesy of Quirky

플랫폼기업들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나. 제조업만 놓고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예전만 하더라도 아이디어가 있지만, 생산능력이나 자금이 없는 사람들은 아이디어의 실현이 거의 불가능했다. 시제품 개발-대량생산-시장반응 거침의 이른바 죽음의 계곡은 그래서 아무나 건널 수 없다는 통념이 있었다.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시제품을 대신해 만들어 주는 쿼키(Quirky), 또는 최첨단 공장시설을 월단위로 싸게 빌려쓰는 테크샵 (TechShop)은 제조의 문턱을 일반인들에게 낮추고 있다. 그리고 시제품을 킥스타터 (KickStarter)같은 크라우드 펀딩 싸이트에 올리면, 제품 생산을 후원하는 많은 자금을 모을 수도 있다. 최근에 스마트한 손목시계를 만드는 페블 (Pebble) 프로젝트 하나에만 120억원이상의 기금이 모집됐다. 생산은 알리바바를 통해 중국 현지 공장에 맡기고, 판매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서 한다. 앞서 잠깐 소개한 기업들은 모두 플랫폼 기업들이다. 제품기획-디자인-시제품개발-자금모집-대량생산 등의 각 영역에 특화하여 전문화하고, 나머지는 커뮤니티의 힘을 빌린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플랫폼 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수록, 사회 전체적으로도 효율이 증대되고, 개인발명가가 사업가 될 수 있듯이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고 하겠다.

왜 기업가 정신이 플랫폼 경영에 필요한가?

필자는 여러 기업체 및 기관, 학교에서 강연을 진행하면서, 그리고 플랫폼 기업들의 공통점에 대해 탐구해오면서 느끼게 된 것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애플, 구글, 페이스북의 현재의 성공은 바로 기업가 정신에 바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필 왜 기업가 정신인가? 보통 스타트업으로 불리는 신생기업들에 주로 요구되는 기업가 정신이란, 하나의 새로운 업을 세우기 위해 열정을 불사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다.

스티브잡스의 표현을 빌어 사람들은 애플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이라고 이야기 한다. 스타트업들의 우상이기도 한 스티브잡스는 시간이 날 때면, 그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 애플, 넥스트, 픽사에서 다시 애플로 연결되는 그의 인생의 질곡이 말년의 성공을 빛나게 했다. 이런 탐험과 모험정신이 있었기에, 위기에 빠졌던 애플 호를 다시 올바른 궤도에 올려놓은 것이다.

기업가 정신이 플랫폼 경영의 핵심 성공요인이 되는 이유는 자기혁신, 그리고 다른 혁신가들과의 정서적 유대라는 두 가지 측면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이 되려면 외부에 있는 혁신 마인드를 가진 기업, 개인들과의 우호적 관계 설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것은 단순히 갑과 을에 의한 공급 관계나 계약문제로 접근할 성질이 아니다. 공급자 (Supplier)가 아닌 팬(Fan)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플랫폼을 통해 서로 연결된 상태에서 함께 함께 성장하는 공진화 (Co-Evolution)하는 것이다.

정리하며

필자가 신흥 플랫폼 기업들의 이야기가 전략편이 아닌, 열정편임을 보여주는 ‘스트리트 이노베이터’라는 또 다른 책을 써낸 이유도, 이와 같은 생각을 널리 공유하고 싶은 생각에서다. 요즘 플랫폼 기업을 꿈꾸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도 생겨나고 있다. 진정한 플랫폼 기업이 되려면, 플랫폼 전략도 중요하지만, 열정 충만한 기업가 정신이 같이 동반해야 함을 다시 한번 당부드리고 싶다.    (이메일: gazet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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