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사이언스 (Open Science) 운동과 지식의 원가 (Cost of Knowledge)

4월 6, 2013 — 댓글 남기기
Science is great, open it (open science)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mcla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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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vierLogo

새로운 시대에 맞는 오픈의 사상이 현대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도 이런 오픈이 특히 해외에서 하나의 운동 (movement)처럼 서서히 번지고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최근 개인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었기에 공유할만한 내용이라고 여겨져 한번 짧게라도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학과 관련된 학계와 연구계쪽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까. 첫번째로 과학 분야 투자에 대한 상업적인 목적과, 개별 연구자들의 실적 경쟁 등에 의해 개별 Lab 수준에서 Silo화되어가는 문제가 있다. 두번째로는 출판사가 학술저널지를 전세계에 유통하다보니 어느덧 엘스비어(Elsevier)를 포함한 4대 메이저 출판사가 학술 유통을 장악하게 되었고 거꾸로 연구자들이 해당 저널의 권력에 종속되는 양상까지 보인다는 점이다.

각각에 대해서 오픈 운동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법을 내놓고 있는 지를 살펴보자.

해법: 연구과정의 칸막이 현상 해결

Reinventing Discovery:The New Era of Networked Science

발견을 재발명하기 (Reinventing Discovery)의 저자인 마이클 닐슨 (Michael Nielsen)은  “근본적으로 연구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연구자들이 남들보다 빨리 해당 주제에 대한 논문을 내는 것에 대한 압박이 협업을 방해한다”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두가지 기업적 목적의 이익과 연구자 개인의 이익이 추구하는 바를 깨뜨리는 것이 오픈화되고 공공재로서의 연구를 촉진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을 과학 연구분야에 도입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특정한 주제의 연구제안을 하면 일반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연구자금이 확보되면 연구가 이루어지고 최종적인 연구결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완전히 공개된다.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는 반면 기존에 존재하던 사적인 이익 추구는 최소화한다.

세상을 향한 문제해결 중심의 연구로서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다는 것에 오픈의 철학을 접목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이클 닐슨이 테드에서 발표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을 좀 더 찾다보니 실제로 위와 같은 개념으로 과학자들을 위한 연구자금을 연결해주는 사이트가 몇 군데 눈에 띈다. 그 중에 하나가 오픈소스 사이언스 프로젝트 (The OpenSource Science Project) 라는 사이트다. 지금은 잠시 공사중에 들어갔는 데, 며칠 전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여러 프로젝트가 올라와 있었다. 이러한 류의 연구들은 그 특성상 일반 투자자들이 연구성과의 수혜자가 되는 ‘생활밀착형 연구’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처럼 꿀벌이 도심에서 사라지는 원인을 찾는다거나, 환경파괴를 줄이면서 수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식이다.

research

OSSP에 올라온 프로젝트의 예

연구에 대한 수요자와 연구에 대한 지원자가 같은 사람들이 될 경우에 연구결과를 이용한 금전적 이익 자체에 대한 동기가 적기 때문에 투명하게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보다 발전적인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촉진하게 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아예 연구 수요자가 특정 문제에 해결을 요청하고, 이에 연구자들이 제안서를 내고 위촉이 되면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기업들이 R&D 수요자인 경우는 이미 활성화된 모델이지만, 일반 시민이나 공공부문에서 이러한 시도는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 이제 두 번째 문제로 지적한 내용에 대해 오픈 운동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 보도록 하자.

해법: (시민 세금이 들어간 연구에 대한) 대가없는 오픈 액세스 (Open Access) 저널의 탄생  

앞서 문제로 이야기한 학술/연구 저널 시장의 독점은 심각한 수준이다. 엘스비어(Elsevier), 스프링거(Springer), 와일리 (Wiley)등이 국제 학술 출판 및 유통 시장의 과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출판사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에 시장에 있던 학술/저널 등을 꾸준히 인수합병해 왔기 때문이다. 시장에 경쟁에 적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의 빌미가 되곤한다. 실제로도 학계나 연구계에서 이러한 출판사가 소유한 저널을 구독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것은 고스란히 출판기업들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 선두주자인 엘스비어의 경우만 해도 알려지기로는 영업마진율이 33%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학위논문이 저널에 실려야만 권위를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무시못하고, 연구를 하기 위해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도 저널을 유료로 사야지만 최신 연구논문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 구조가 다분히 고착적이다.

이러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오픈 액세스 (Open Acces) 운동이다. 독점화된 출판 저널이 아닌 새로운 저널을 만들고 기본적으로 무료나 저가로 실리는 논문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이러한 오픈액세스 운동은 확산되었고 연구자들끼리 논문 완결성과 가치 심사를 돕는 피어리뷰 (Peer Review)등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오픈 액세스 저널들의 확산에 위협을 느낀 출판사들, 그 중 특히 엘스비어는 콘텐트가 인터넷상에 무료 게재되는 것을 방해하는 일련의 법 개정에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 우리도 익히 들어본 SOPA도 있다. 조금 덜 알려졌지만 Research Works Act 라는 법령도 엘스비어가 적극적으로 통과를 원했는 데, 이 법령에 의하면 완전히 100퍼센트 시민들의 세금이 아닌, 일반 투자자나 기업의 자금이 조금이라고 들어가 있으면 오픈 액세스의 형태로 공개가 불가능하도록 막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오픈 액세스의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에 다름 아니다.

Botcott_Elsevier_3

하지만 이러한 기류에 작은 파장을 던지는 사건이 2012년 1월경에 일어났다. 유명한 수학자 한 명이 더 이상 엘스비어에 논문을 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팀 가우어 (Tim Gowers)라는 이름의 이 수학자는 자신이 참여한 연구 프로젝트가 거의 대부분 국민세금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널에 실음으로서 이 논문을 보기 위해서 다른 연구자들이 또 다시 돈을 내야하는 부조리가 있음을 지적한다. 국민 세금을 통해 만들어졌으므로 일반 무료 공개하여 또 다른 연구를 촉진하는 것이 당연한데 저널을 통해 유통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의해 출판사들의 배만 불리고 연구촉진은 더뎌지는 것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팀 가우어가 해당 을 올린 후 순식간에 많은 댓글이 달리게 되고 동조자들과 함께 만든 지식의 비용 (Cost of Knowledge) 이란 제목의 사이트를 통해 서명 운동을 벌이게 된다. 엘스비어가 소유한 저널들에 논문을 싣거나, 편집/심사하는 데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현재 1만 3천여명 정도가 서명해 있다. 당시 엘스비어 등 출판 저널들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연구자들의 자진 참여가 세간에 관심을 끌었고 가디언지 등에서도 기사화되었다. ( 참고:  학계의 봄: 어떻게 분노한 수학자의 블로그가 과학혁명을 촉발하게 되었나  Academic spring: how an angry maths blog sparked a scientific revolution  )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운동은 엘스비어가 오픈액세스 확산을 막으려했던 Resource Works Act 지지 철회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엿보이지만 엘스비어의 오픈액세스 저널에 대한 투자로도 이어졌다. 저널지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데도 약간의 브레이크가 걸렸다. 개별 가격을 내리기 보다는 여러 개의 저널을 한꺼번에 구독 계약하면 번들 할인 (Bundle Discount)를 높게 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결국 이는 대형 계약이 가능한 큰 도서관이나 학교를 빼면 자연스럽게 공동구매 형태의 또 다른 구매 방식이 생겨나게 했다. 국내에서도 해외 출판 저널의 공동구매를 과학 관련 공공 연구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유도 같다고 하겠다.

정리하면 과학 연구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기업과 연구자, 출판사의 사적 이익에 가려져 많은 숨겨진 비용이 발생하고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왔었다. 과학분야에 오픈의 철학을 접목하여 새롭게 과학혁명을 촉발하려는 움직임이 하나의 물결이 되고 있으며, 세상을 변화시킬 또 하나의 훌륭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ps.세상에 데이터는 넘쳐나는 데 이것을 소수 전문가 집단에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열어 놓고 같이 탐구하는 것도 괜찮은 접근이다. 천체에서 얻은 데이터를 공유해서 새로운 별을 찾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것으로 긴 글을 마친다.  ( 빅오픈데이터가 시민 과학을 이끈다  Big open data leads to citizen science  )

*참고자료:

Princeton University Press

The Open Source Science Project

The Cost of Knowledge 

Big open data lead to citizen science

Elsevier – my part in its down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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