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내일, 경계를 허물고 안목을 넓혀라

12월 3, 2013 — 댓글 남기기

벌써 올해도 두 달이 채 안남았다. 이미 기업들은 올해를 마감하고 내년도 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개인들 역시 2014년 다이어리를 챙기고 한 줄 한 줄 새해에 해야할 일들을 적어 나가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보자. 과연 변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어떤 이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고, 어떤 이는 열망하는 경험을 꿈꾸고, 어떤 경우는 근사한 차나 집, 가족의 탄생을 원하기도 한다. 결국 이것은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는 담론까지 끌어오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성장을 원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살아 생전에 꼭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적은 인생의 버킷리스트도 자기다움, 자기실현의 완성을 목적으로 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최고의 성장은 자기다움을 찾는 것에 있다고 하면 필자의 억지일까. 만약 자신 또는 다른 누군가의 버킷리스트를 들여다 볼 기회가 있다면 그 각각의 이루고 싶은 일들간에 서로 특별한 연관성이 없다는 점에 놀랄 것이다. 킬리만자로 K2를 오르는 꿈과 자신이 직접 쓴 책을 내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유일한 공통점이라면 현재 위치에서 도전이 될 수 있는 일이고, 동시에 순수한 열정으로서만 성취가 가능하다는 점 정도다.

이렇게 도전과 열정이라는 특징을 빼면 거의 공통점을 찾기 어려운 버킷리스트. 이것이 어찌보면 오늘 이야기할 주제에 대한 힌트를 제공해준다.

Jumping into the new dimension

(이미지 플리커, 원작자 Fadzly Mubin)

필자는 비즈니스 세상의 변화에 대해 짧지 않은 시간과 깊이로 연구해오고 있다. 비즈니스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점은 그 중 대표적인 변화다. 우선 소비자와 기업의 경계가 명확치 않아졌다. 아마 무슨 이야기인가 할 것이다. 이미 오픈 협업 모델과 커뮤니티 기반 기업 모델에 의해 기업이 소비자와 공조하며 연구개발, 펀딩, 마케팅을 같이 하는 방식으로 많은 일들이 전개되고 있다.

10년전 기준으로는 신발을 파는 업체에 불과할 자포스와 탐스라는 업체는 이제 수십만 팬층을 거느린 가치 기반 회사가 되었다. 아마존이 자포스라는 업체를 1조2천억원 가량에 인수한 배경에는 자포스의 ‘행복한 문화’가 포함되어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 기업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어떤 문화를 가지고 어떻게 직원, 소비자와 소통하는 지가 그 기업의 본질적 가치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의 많은 사람들은 자산, 역량 중심의 올드한 기준으로만 기업에 대한 가치평가를 하려고 든다. 재무적 성과는 결과일뿐이고 그 이면에 깔린 문화적, 기업가치적, 소통적 측면의 가치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음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기존에는 작다고 무시하고, 주류에서 벗어나 있다고 천대받던 것들의 세상이 오고 있다. 작기 때문에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고, 주류에 편승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소셜 네트웍의 발달과 이처럼 작지만 가치있는 것들을 모아주고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 창조자, 또는 연결자들이 일대일 또는 집단 협업 차원의 가치 교환을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거래 비용과 속도, 자본이라는 측면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던 기존의 조직모델의 경쟁력은아직도 단일 경계내에서 승부를 볼 때에는 잇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이종 분야와 환경, 사람들을 엮어서 만들어지는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혁명의 시대에는 새로운 가치시스템들이 출현하고 있다. 전혀 기존 기득권적 존재인 레거시들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오로지 공간창조와 연결이라는 두 가지 강점만으로 새로운 신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해외의 킥스타터와 같은 소셜펀딩 서비스는 벤처캐피털의 존재 필요성을 되묻게 하고, 개인간 공간을 빌려주는 에어비앤비는 생긴 지 4년여만에 세계 최고의 숙박업소인 힐튼그룹 전체의 일일 숙박일수를 넘어섰다. 이렇게 작은 기업들이 대단한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것은 순수한 열정으로 전혀 다른 게임의 법칙을 만들고,  실천하고 도전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개인들은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버킷리스트를 떠올려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순수한 도전과 열정만 남기고 나머지는 머리속에서 지워라. 대부분의 기업은 100년 이상을 존속하기 어렵다. 자신이 서있는 업종과 직무도 마찬가지다. 큰 틀에서는 공장 근로자의 일을 로봇이 대체해가고 있고, 사무직 근로자의 일을 컴퓨터가, 이제는 지식 근로자의 일을 빅데이터와 지능형 서비스들이 대체해 갈 것이다.

이제는 하나 이상의 영역을 아우르는 중간영역을 발견하고 여기서 무엇인가를 창조해 가는 사람들의 시대가 되고 있다. 평면적 전문가가 아닌 이종 연결형 전문가가 더욱 더 필요해지는 시대다. 또한 단지 계획만을 세우는 참모형 전문가보다는 새로운 영역을 창조하고 사람들에게 실현해 보일 수 있는 실천적 창조자들이 필요하다. 결국 이러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분야를 벗어나서 사고할 줄 알고, 관계없는 영역에 대해서도 호기심을 가지고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남들이 만든 것을 수용하고 익히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 또한 어설플지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어 사람들, 커뮤니티에 보일 수 있는 사회적 기여 의식도 중요하다.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가운데 끼고 그 사람들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사무실과 자신의 일이라는 좁은 도메인을 벗어나 넓은 세상과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이 경계가 사라져가는 요즘 세상에서 개인에게도, 기업에게도 올바른 선택이 될 것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우리의 손안에 있는 것은 현재뿐이다. 그래서 현재를 영어로 Present, 즉 선물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올해가 가기전에 준비할 것은 내년을 밝게 만들어 줄 새로운 도전거리와 뜨거운 실천적 열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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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현대엠코 기업 사보에 실린 컬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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