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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월 30일) 에어비앤비에서 개최한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홍대근처에 있는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행사가 진행됐고 신청자가 700명 정도 되는 작지 않은 규모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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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전체를 빌려서 마련된 파티 장소 (사진: 이상묵님 제공)

저 개인적으로는 조 게비아 (Joe Gebbia)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가 파티에 온다고 들어서 가서 인사도 할 겸, 파티에서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 지 궁금해서 갔습니다. 사실 700명이 모이는 파티라 처음에는 너무 어수선할 것 같은 느낌에 신청을 해놓고서도 갈지 여부를 망설였는 데, 파티 분위기도 괜찮았고 가서 좋은 분들과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에어비앤비가 국내 본격적인 지사 런칭을 이달말에 시작하고 그의 일환으로 열린 런칭 이벤트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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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조금 지나서 시작된 조게비아의 인사말 (사진: 이상묵님 제공)

기존에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국내에서 집을 빌려주거나 해외여행을 가시던 분들이 있었는 데, 이렇게 에어비앤비가 직접 국내 진출을 하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존에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를 인수한 리빙소셜처럼 에어비앤비와 기존 국내 공간임대 모델 기반 스타트업들의 관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까요.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이 글 제일 아래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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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구상중이신 박중현님, 노경록님 (이상묵님은 사진을 찍어주고 계십니다)

이날 파티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눈 세분이 계셨습니다. 건축디자인과 도시계획 관련 분야에 계신 분들인데 학교 동문이신 세 분께서 재미난 프로젝트를 구상중에 계시군요. 나중에 구체화되서 실현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소식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상묵님이 서산에 만드신 펜션인 제로플레이스 는 북유럽 스타일의 세련되고 여러가지 공감각적인 개념이 설계에 반영된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미국 뉴욕쪽에서 생겨난 최근 흐름중에 하나가 디자인, 예술, 공연쪽에서 계시던 분들이 성공한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을 재연하실 수 있는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이상묵님께서 블로그에 훨씬 생생한 현장 후기를 올려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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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게비아, 같이 뵌 분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 (왼쪽부터 노경록님, 조게비아, 이상묵님, 저)

막간을 이용해 조게비아(Joe Gebbia)와 짧게나마 인사를 나누고 같이 자리했던 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 두번째 책인 ‘스트리트 이노베이터’에 에어비앤비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기때문에 책도 같이 가져가서 선물했습니다. 기뻐하면서 나중에 일부 번역을 해서라도 읽어보겠다고 했는 데, 꼭 그러길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어비앤비 이야기 자체를 좋아합니다. 시리얼 팔고 라면을 먹으면서 남들이 다 안된다고 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성공시켰기 때문에도 그렇고, 공유경제의 전형적인 표본이 되는 회사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럼 일단 여기서 앞서 잠시 질문드렸듯이 에어비앤비의 국내진출이 기존 소셜커머스의 국내진출과는 어떻게 다를지 제 생각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는 데, 그 이유는 에어비앤비와 리빙소셜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업(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커머스 업종에 속하지만 사실 에어비앤비는 커뮤니티사업이고, 리빙소셜은 지역광고업입니다. 따라서 리빙소셜이 티몬을 인수한 것은 지역광고 수주 네트웍과 티몬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죠. 에어비앤비의 경우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커뮤니티간 소속감, 신뢰 및 평점, 활동 등이 핵심적인 자산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묵을 집이 많다 적다 측면의 리스팅 카운트(Listing Count)보다는 커뮤니티의 소속감과 열정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존에 에어비앤비가 사이트만 열려있을 때에는 이런 커뮤니티 사업에 분명 한계가 있었는 데 이제 국내 진출과 런칭 이벤트를 통해 국내시장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이 남습니다. 에어비앤비의 국내진출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기존에 공간임대 기반의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입니다. 네트웍의 규모나 커뮤니티 사업의 노하우에 있어서는 에어비앤비에 아직 경쟁상대가 안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기회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옆에서 좀 더 가까이 살펴보게 되면서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의 본질적인 점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되리라 봅니다. 애플과 삼성같은 대기업간의 경쟁이 아닌, 글로벌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간의 경쟁도 이제 시작이군요.  되도록 의미있는 공존이 가능하길 기대해봅니다. 어차피 모든 게 글로벌인 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