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For November 30, 1999

아래 강연한 내용 관련하여 금강일보에 실린 기사 내용은 바로 아래를 참고하세요.

<대전·세종·충청 CEO 포럼> “고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금강일보, 2013.6.3)

‘비즈니스 경계를 지우는 빅블러 (Big Blur)시대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법’ 이라는 주제로 ‘대전 세종 충청 CEO 포럼’ 에서 발표 예정인 자료를 블로그를 통해 공유드립니다.  크게 보면 아래의 세 가지 범주를 기준으로 경계의 사라짐으로 인한 커다란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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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는 자와 파는 자의 경계가 사라진다.

— 소비자 협업의 시대

— 대화하는 기업

2. 작은 것과 큰 것의 경계가 사라진다

— 작은 세력이 몰려온다

— 공유경제의 부흥

3. 만질 수 있는 것과 만질 수 없는 것의 경계가 사라진다.

— 서비스 인사이드 경제

— 온오프라인 융화

최근 아시아경제 팍스TV 프로그램인 ‘부자가 되는 책’에 제 최근 저서인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가 소개되었습니다.

좋게 보아주시고 후하게 책을 평해주신 홍순철 평론가님께도 감사 말씀 드립니다.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녹화로 진행된 저자 인터뷰 분량도 포함되어있습니다.

book

book check

interview

팍스TV ‘부자가 되는 책’ 바로 가기

Science is great, open it (open science)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mclap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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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evierLogo

새로운 시대에 맞는 오픈의 사상이 현대 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도 이런 오픈이 특히 해외에서 하나의 운동 (movement)처럼 서서히 번지고 있다. 오늘은 이와 관련해 최근 개인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있었기에 공유할만한 내용이라고 여겨져 한번 짧게라도 정리해보려고 한다.

과학과 관련된 학계와 연구계쪽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까. 첫번째로 과학 분야 투자에 대한 상업적인 목적과, 개별 연구자들의 실적 경쟁 등에 의해 개별 Lab 수준에서 Silo화되어가는 문제가 있다. 두번째로는 출판사가 학술저널지를 전세계에 유통하다보니 어느덧 엘스비어(Elsevier)를 포함한 4대 메이저 출판사가 학술 유통을 장악하게 되었고 거꾸로 연구자들이 해당 저널의 권력에 종속되는 양상까지 보인다는 점이다.

각각에 대해서 오픈 운동이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어떤 해법을 내놓고 있는 지를 살펴보자.

해법: 연구과정의 칸막이 현상 해결

Reinventing Discovery:The New Era of Networked Science

발견을 재발명하기 (Reinventing Discovery)의 저자인 마이클 닐슨 (Michael Nielsen)은  “근본적으로 연구 투자자들의 이해관계와 연구자들이 남들보다 빨리 해당 주제에 대한 논문을 내는 것에 대한 압박이 협업을 방해한다”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두가지 기업적 목적의 이익과 연구자 개인의 이익이 추구하는 바를 깨뜨리는 것이 오픈화되고 공공재로서의 연구를 촉진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을 과학 연구분야에 도입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특정한 주제의 연구제안을 하면 일반인들이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 연구자금이 확보되면 연구가 이루어지고 최종적인 연구결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완전히 공개된다. 연구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는 반면 기존에 존재하던 사적인 이익 추구는 최소화한다.

세상을 향한 문제해결 중심의 연구로서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다는 것에 오픈의 철학을 접목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이클 닐슨이 테드에서 발표한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을 좀 더 찾다보니 실제로 위와 같은 개념으로 과학자들을 위한 연구자금을 연결해주는 사이트가 몇 군데 눈에 띈다. 그 중에 하나가 오픈소스 사이언스 프로젝트 (The OpenSource Science Project) 라는 사이트다. 지금은 잠시 공사중에 들어갔는 데, 며칠 전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여러 프로젝트가 올라와 있었다. 이러한 류의 연구들은 그 특성상 일반 투자자들이 연구성과의 수혜자가 되는 ‘생활밀착형 연구’인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아래 그림처럼 꿀벌이 도심에서 사라지는 원인을 찾는다거나, 환경파괴를 줄이면서 수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식이다.

research

OSSP에 올라온 프로젝트의 예

연구에 대한 수요자와 연구에 대한 지원자가 같은 사람들이 될 경우에 연구결과를 이용한 금전적 이익 자체에 대한 동기가 적기 때문에 투명하게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보다 발전적인 연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촉진하게 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아예 연구 수요자가 특정 문제에 해결을 요청하고, 이에 연구자들이 제안서를 내고 위촉이 되면 연구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오픈 이노베이션 형태로 기업들이 R&D 수요자인 경우는 이미 활성화된 모델이지만, 일반 시민이나 공공부문에서 이러한 시도는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 이제 두 번째 문제로 지적한 내용에 대해 오픈 운동이 어떻게 작용하는 지 보도록 하자.

해법: (시민 세금이 들어간 연구에 대한) 대가없는 오픈 액세스 (Open Access) 저널의 탄생  

앞서 문제로 이야기한 학술/연구 저널 시장의 독점은 심각한 수준이다. 엘스비어(Elsevier), 스프링거(Springer), 와일리 (Wiley)등이 국제 학술 출판 및 유통 시장의 과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출판사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존에 시장에 있던 학술/저널 등을 꾸준히 인수합병해 왔기 때문이다. 시장에 경쟁에 적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의 빌미가 되곤한다. 실제로도 학계나 연구계에서 이러한 출판사가 소유한 저널을 구독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이것은 고스란히 출판기업들의 이익으로 되돌아온다. 선두주자인 엘스비어의 경우만 해도 알려지기로는 영업마진율이 33%에 이른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학위논문이 저널에 실려야만 권위를 인정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무시못하고, 연구를 하기 위해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도 저널을 유료로 사야지만 최신 연구논문을 확보할 수 있다. 시장 구조가 다분히 고착적이다.

이러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오픈 액세스 (Open Acces) 운동이다. 독점화된 출판 저널이 아닌 새로운 저널을 만들고 기본적으로 무료나 저가로 실리는 논문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이러한 오픈액세스 운동은 확산되었고 연구자들끼리 논문 완결성과 가치 심사를 돕는 피어리뷰 (Peer Review)등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오픈 액세스 저널들의 확산에 위협을 느낀 출판사들, 그 중 특히 엘스비어는 콘텐트가 인터넷상에 무료 게재되는 것을 방해하는 일련의 법 개정에 직간접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중 우리도 익히 들어본 SOPA도 있다. 조금 덜 알려졌지만 Research Works Act 라는 법령도 엘스비어가 적극적으로 통과를 원했는 데, 이 법령에 의하면 완전히 100퍼센트 시민들의 세금이 아닌, 일반 투자자나 기업의 자금이 조금이라고 들어가 있으면 오픈 액세스의 형태로 공개가 불가능하도록 막을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마디로 오픈 액세스의 확산을 막겠다는 취지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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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기류에 작은 파장을 던지는 사건이 2012년 1월경에 일어났다. 유명한 수학자 한 명이 더 이상 엘스비어에 논문을 실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팀 가우어 (Tim Gowers)라는 이름의 이 수학자는 자신이 참여한 연구 프로젝트가 거의 대부분 국민세금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널에 실음으로서 이 논문을 보기 위해서 다른 연구자들이 또 다시 돈을 내야하는 부조리가 있음을 지적한다. 국민 세금을 통해 만들어졌으므로 일반 무료 공개하여 또 다른 연구를 촉진하는 것이 당연한데 저널을 통해 유통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에 의해 출판사들의 배만 불리고 연구촉진은 더뎌지는 것이다.

자신의 블로그에 팀 가우어가 해당 을 올린 후 순식간에 많은 댓글이 달리게 되고 동조자들과 함께 만든 지식의 비용 (Cost of Knowledge) 이란 제목의 사이트를 통해 서명 운동을 벌이게 된다. 엘스비어가 소유한 저널들에 논문을 싣거나, 편집/심사하는 데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으로 현재 1만 3천여명 정도가 서명해 있다. 당시 엘스비어 등 출판 저널들의 횡포에 불만이 많았던 연구자들의 자진 참여가 세간에 관심을 끌었고 가디언지 등에서도 기사화되었다. ( 참고:  학계의 봄: 어떻게 분노한 수학자의 블로그가 과학혁명을 촉발하게 되었나  Academic spring: how an angry maths blog sparked a scientific revolution  )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운동은 엘스비어가 오픈액세스 확산을 막으려했던 Resource Works Act 지지 철회를 이끌어냈다. 그리고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엿보이지만 엘스비어의 오픈액세스 저널에 대한 투자로도 이어졌다. 저널지의 가격이 고공행진하는 데도 약간의 브레이크가 걸렸다. 개별 가격을 내리기 보다는 여러 개의 저널을 한꺼번에 구독 계약하면 번들 할인 (Bundle Discount)를 높게 해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결국 이는 대형 계약이 가능한 큰 도서관이나 학교를 빼면 자연스럽게 공동구매 형태의 또 다른 구매 방식이 생겨나게 했다. 국내에서도 해외 출판 저널의 공동구매를 과학 관련 공공 연구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이유도 같다고 하겠다.

정리하면 과학 연구 분야가 발전하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기업과 연구자, 출판사의 사적 이익에 가려져 많은 숨겨진 비용이 발생하고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왔었다. 과학분야에 오픈의 철학을 접목하여 새롭게 과학혁명을 촉발하려는 움직임이 하나의 물결이 되고 있으며, 세상을 변화시킬 또 하나의 훌륭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ps.세상에 데이터는 넘쳐나는 데 이것을 소수 전문가 집단에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열어 놓고 같이 탐구하는 것도 괜찮은 접근이다. 천체에서 얻은 데이터를 공유해서 새로운 별을 찾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것으로 긴 글을 마친다.  ( 빅오픈데이터가 시민 과학을 이끈다  Big open data leads to citizen science  )

*참고자료:

Princeton University Press

The Open Source Science Project

The Cost of Knowledge 

Big open data lead to citizen science

Elsevier – my part in its downfall

Wild Hogs -- The 365 Toy Project

이미지 출처: 플리커, 소유자 puuikibeach

레고는 더 이상 단순한 장남감 회사가 아니다. 소비자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협업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후발주자들이 따라오기 힘든 상당한 거리를 벌여놓고 있다.

조립식 어린이 완구로 유명한 레고는 1988년경에 특허로 가지고 있던 많은 특허들의 보호기간이 만료되면서 유사한 블록제품을 만드는 경쟁자들에게 노출되었다. 그 당시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의 차별화 및 소비자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모색하게 된다. 제품 차별화의 결과물로 나온 것이 레고 마인트 스톰 (Lego MindStorm)이다. 블록 조립으로 만들어진 장난감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움직이는 장난감을 만든 것이다. 마인드스톰은 고객층 역시 어린이 뿐 아니라 좀 더 나이 많은 성인층(키덜트족)까지로 넓힐 수 있었다.

그리고 레고는 레고 팩토리 (Lego Factory)를 통해 공식적으로 소비자들이 자신만의 레고블럭을 디자인하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게 된다. 디자인위드미 (DesignWithMe)라는 이름으로 내가 디자인한 블럭 디자인을 레고에서 제작하고 멋지게 포장해서 보내주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2012년 1월경에 공식적으로 종료되었다. 이유는 생각보다 멋있는 제품들이 적은 반면 운영 비용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대신에 컴퓨터로 자신만의 레고블럭 장난감을 만드는 기능은 여전히 제공하고 대신 원한다면 블럭 단위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레고는 대신 일본회사인 큐슈와 제휴하여 다른 방식으로 소비자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올린 자신만의 레고 장난감 디자인을 커뮤니티 회원들이 품평하고 반응이 좋은 것에 한해 선택적으로 실제 제품개발에 들어가는 것이다. 원래의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공한 사람에게는 수익의 일정비율을 나누어 준다. (큐슈가 레고나 무지(Muji)와 진행하는 일에 대해서는 최근 출간한 에 자세히 나와있다)

LEGO Mindstorms NXT - The 365 Toy Project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puuikibeach

레고의 결정은 매스커스터마이징이 단순히 일대일로 개인들의 선호를 반영하는 것보다는, 커뮤니티 내에서 나온 많은 아이디어들을 소비자 품평과 개선활동을 통해 추려내고 최종적으로 디자인팀이 만들어내는 것이 보다 지속적이고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레고는 마인드스톰을 움직이는 장난감에서 이젠 로봇으로 발전시킨 마인드스톰 넥스트 (Mindstorm NXT)를 최근 출시했다. 빛이나 터치, 초음파 센서등이 장착되어 있어 주변환경을 인식하면서 반응하는 로봇의 역할을 한다. 사용자가 직접 간단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로봇의 행동과 반응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마인드스톰 넥스트 소개 동영상 보기 

이제 레고는 창의적인 소비자 커뮤니티와 사람들이 직접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로봇 장난감의 출시를 통해서 상당히 신선한 시도들이 가능하게 되었다. 개인들이 상상하여 커뮤니티에 올린 로봇이 레고를 통해 제품화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소비자가 상상한 로봇을 만들어주는 회사로서의 레고 (Lego)를 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

What is NXT?

The era of co-creation

Lego Digital Designer

Lego MindStorm NXT (Wikipedia)

Lego Pick-A-Brick

Lego CuuSoo

Big Tigger and the Nike Fuel Band

이미지 출처: 플리커, 소유자 Iso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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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65 - Walking On Rocks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puuikibeach

나이키는 마케팅과 디자인에 집중하고, 생산은 철저하게 아웃소싱하는 기업으로 알려져있다. 특히 마이클조던을 광고 등에 활용하면서 나이키만의 색깔을 가진 스포츠 스타 마케팅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TV를 통해서 방영되고 소비되기 때문에 TV광고는 나이키 마케팅의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나이키가 TV에 쏟아붇던 마케팅비용이 최근 40퍼센트 가까이 줄고 다른 비전통적인 마케팅 방식에 사용하는 비용은 전체 3조 가까운 예산 중 삼분지 일에 이른다고 한다. 놀라운 점 중 하나는 전세계적으로 2억명 가까운 스포츠팬들이 시청하고 천문학적인 광고비용이 지출되는 슈퍼볼 이상의 노출을 나이키는 Nike Plus 사이트 같은 서비스 접점이나 소셜네트웍 커뮤니티를 통해서 매일같이 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키는 2006년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달리기를 통해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 시작은 이미 알려졌다시피 애플과의 공동 프로젝트에서 비롯되었다. 아이팟과 연결된 신발에 장착하는 나이키 운동센서에서 시작했다. 이어서 운동량 측정이 가능한 전자 시계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퓨얼밴드 (Fuel Band)라는 혁신 제품까지 내놓았다.

작년에 출간된 책 벨로시티(Velocity)에서 대화를 이끌어가는 나이키 디지털 스포츠팀의 스테판 올랜더 (Stefan Olander)는 이러한 나이키의 변화의 이유를 설명해준다.

“지속가능한 고객관계 형성을 위해서라면 확장성을 갖춘 고객 플랫폼을 구축한 다음 디지털과 오프라인 접점을 넘나들며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 벨로시티 p.236

나이키에게 서비스는 고객 관계를 개척하고 유지하기 위한 강력한 마케팅 툴이 되고 있다. 나이키의 마케팅은 스포츠 스타를 통한 TV 매체 광고에서 진화하여 서비스 마케팅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까지 아우르며 발전하고 있다.

이제 나이키를 운동화를 파는 서비스 회사라고 부를 날이 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자포스(Zappos)는 스스로를 ‘신발을 파는 서비스 회사’라고 부른다. 조금 다른 의미의 서비스긴 하지만, 현재까지 나이키의 변화로 보았을 때 영 가능성 없는 일도 아닌 것 같다.

나이키 CEO인 마크파커 (Mark Parker)가 한 다음과 같은 말은 새겨볼 만 하다.

“Connecting used to be, ‘Here’s some product, and here’s some advertising. We hope you like it,’ . Connecting today is a dialogue.”

(번역) “과거의 고객과 연결 방식이, ‘여기에 제품이 있고 여기는 광고가 있습니다. 마음에 드시길 바랍니다’였다면  오늘날은 대화를 통해 연결한다.”

*참고:

Nike’s new marketing mojo

How Nike’s Marketing Revolution has resulted in a 40% reduction in TV and Print Advertising in the U.S. 

Helicam monitoring via iPad

이미지 출처: 플리커, 원작자 VilleHoo

중산층이 두터워야 사회가 갈등이 줄어들고, 양극화로 인한 문제의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낸 책에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앞으로의 시대에는 금전적 자본(Monetary Equity)을 기준으로 한 것 못지 않게 창의자본 (Creativity Equity)이 중요한 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은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산가치 상승의 시대가 저성장 시대로의 전환에 말미암아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기술발전이 빠르고 사회적 연결이 촘촘해짐에 따라 숨가쁘게 변화의 속도와 양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급속한 변화의 시기에는 유연함과 창의적인 관점을 가지고 대처하는 것이 슬기로운 자세일 것이다.

그래서 이제 금전적 자본이 아닌 창의자본을 기준으로 한 중산층, 일명 크리에이티브 미들 (Creative Middle)이 우리 사회에 허리 역할을 해야 사회 전체적으로도 복잡한 시대에 사회적 해법을 찾아가는 긍정적 엔진이 될 것이다. 바람직하게는 사회 전체적으로 30% 이상이면 훌륭하다는 생각이다.

오늘 업무차 오랜 지인분을 뵙고 말씀을 나누던 중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창의자본에 대한 것이 실제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손에 잡히는 현상임을 느끼게 되었다. 무선비행기등을 조종하는 RC동호회에 대한 이야기다. 흔히 무선 자동차나 비행기를 무선 조종기로 움직이는 조금 비싼 취미 정도로 여겼었는 데 생각이 바뀌었다. 요즘은 헬리캠을 만드는 게 일부 동호회원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한다. 헬리캠은 카메라를 달고 공중에서 떠서 지상을 촬영하는 장비다. 요즘 ‘정글의 법칙’ 등 방송에서도 많이 활용된다.

Arctic Helicam

출처: 플리커, 원작자 VilleHoo

방송용 헬리캠은 수천만원을 호가하지만 이중 핵심 부품들을 십분지일 가격 정도로 줄이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개인차원에서 백만원 남짓이면 만들어볼 수 있다고 한다. 각 부품을 사들이고 기판, 소프트웨어 등은 세계에 퍼진 유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을 활용해서 조립하면 익숙한 경우 2~4주 정도면 개인도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조종하는 것을 떠나서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작업도 커뮤니티에서 이루어지고, 헬리캠에서 전송되는 화면을 실시간으로 안경처럼 머리에 쓰는 헤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몇년전만해도 괴짜 천재 발명가가나 가능할 것 같던 일들이 이제 일반 동호회원들에게 가능한 일이 되었다.

그리고 5명 남짓한 동호회원들끼리 여가시간을 이용해 새로 무선 비행기를 처음부터 다시 디자인하여 만들고 이를 허비킹 (HobbyKing)이라는 해외 유명 싸이트를 통해 판매하여 4만개 정도 판매하기도 했다고 한다. 필요한 경우 초도 물량은 동호회원들에게 소액투자를 받아서 개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리고 동호회원 중 한 분은 아예 3D 프린터를 구매해서 집에서 바로 부품을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거의 전업에 가까운) 취미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부품의 경우 해외 싸이트에서 구매할 경우에도 배송료 무료 정책을 쓰는 곳이 많아져서 큰 부담이 없게 바뀌었다. 이베이의 경우도 대부분 무료배송으로 바뀐지는 오늘 들어서 알았다.

수천만원짜리 헬리캠을, 그보다는 조금 성능이 떨어지긴 하지만 거의 비슷하게 재연하도록 설계하여 이를 커뮤니티에 공유하고, 다시 일반 동호회원들도 백만원 남짓이면 몇주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해외 사례를 조사하고 책으로 써낸 내용이 이미 일부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생각보다 빨리 바뀌고 있는 것이다.

금주에 제가 쓴 세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제목은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는 다소 임팩트있는(?)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해외에 보면 산업간, 비즈니스 역무간 경계가 사라진다는 의미로 ‘Blur the Line”이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경계가 사라진다는 의미도 위의 영문표현과 같은 의미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던 경계가 사라짐으로서 새로운 경쟁과 화합이 가능한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빅블러 (Big Blur) 혁명 – 또는 경계융화혁명- 이 일어나게 된 기저의 변화를 살펴보고, 세 가지 큰 축에서 사라지는 경계와 그로 인한 변화와 혁신을 집어보면서 이야기를 풀어갔습니다.

이전 책들보다 여러모로 넓게 시야를 두고 쓰느라 집필과 자료조사에만 1년 가까이 걸렸네요.  IT와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가 더 많습니다. 아마 최신 변화와 혁신 관련 주제에 관심있으시다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겁니다.

신간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독자 서평 이벤트도 진행중이니 더불어 많은 관심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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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월 30일) 에어비앤비에서 개최한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홍대근처에 있는 Aa 디자인 뮤지엄에서 행사가 진행됐고 신청자가 700명 정도 되는 작지 않은 규모로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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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전체를 빌려서 마련된 파티 장소 (사진: 이상묵님 제공)

저 개인적으로는 조 게비아 (Joe Gebbia)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가 파티에 온다고 들어서 가서 인사도 할 겸, 파티에서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 지 궁금해서 갔습니다. 사실 700명이 모이는 파티라 처음에는 너무 어수선할 것 같은 느낌에 신청을 해놓고서도 갈지 여부를 망설였는 데, 파티 분위기도 괜찮았고 가서 좋은 분들과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에어비앤비가 국내 본격적인 지사 런칭을 이달말에 시작하고 그의 일환으로 열린 런칭 이벤트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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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조금 지나서 시작된 조게비아의 인사말 (사진: 이상묵님 제공)

기존에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국내에서 집을 빌려주거나 해외여행을 가시던 분들이 있었는 데, 이렇게 에어비앤비가 직접 국내 진출을 하게 된다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존에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를 인수한 리빙소셜처럼 에어비앤비와 기존 국내 공간임대 모델 기반 스타트업들의 관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까요.  (이에 대한 제 생각은 이 글 제일 아래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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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구상중이신 박중현님, 노경록님 (이상묵님은 사진을 찍어주고 계십니다)

이날 파티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눈 세분이 계셨습니다. 건축디자인과 도시계획 관련 분야에 계신 분들인데 학교 동문이신 세 분께서 재미난 프로젝트를 구상중에 계시군요. 나중에 구체화되서 실현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습니다. 소식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상묵님이 서산에 만드신 펜션인 제로플레이스 는 북유럽 스타일의 세련되고 여러가지 공감각적인 개념이 설계에 반영된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미국 뉴욕쪽에서 생겨난 최근 흐름중에 하나가 디자인, 예술, 공연쪽에서 계시던 분들이 성공한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을 재연하실 수 있는 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이상묵님께서 블로그에 훨씬 생생한 현장 후기를 올려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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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게비아, 같이 뵌 분들과 함께 찍은 인증샷 (왼쪽부터 노경록님, 조게비아, 이상묵님, 저)

막간을 이용해 조게비아(Joe Gebbia)와 짧게나마 인사를 나누고 같이 자리했던 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 두번째 책인 ‘스트리트 이노베이터’에 에어비앤비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기때문에 책도 같이 가져가서 선물했습니다. 기뻐하면서 나중에 일부 번역을 해서라도 읽어보겠다고 했는 데, 꼭 그러길 바랍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에어비앤비 이야기 자체를 좋아합니다. 시리얼 팔고 라면을 먹으면서 남들이 다 안된다고 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성공시켰기 때문에도 그렇고, 공유경제의 전형적인 표본이 되는 회사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럼 일단 여기서 앞서 잠시 질문드렸듯이 에어비앤비의 국내진출이 기존 소셜커머스의 국내진출과는 어떻게 다를지 제 생각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는 데, 그 이유는 에어비앤비와 리빙소셜 두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업(業)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커머스 업종에 속하지만 사실 에어비앤비는 커뮤니티사업이고, 리빙소셜은 지역광고업입니다. 따라서 리빙소셜이 티몬을 인수한 것은 지역광고 수주 네트웍과 티몬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죠. 에어비앤비의 경우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커뮤니티간 소속감, 신뢰 및 평점, 활동 등이 핵심적인 자산입니다. 따라서 단순히 묵을 집이 많다 적다 측면의 리스팅 카운트(Listing Count)보다는 커뮤니티의 소속감과 열정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존에 에어비앤비가 사이트만 열려있을 때에는 이런 커뮤니티 사업에 분명 한계가 있었는 데 이제 국내 진출과 런칭 이벤트를 통해 국내시장에 변화가 예상됩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이 남습니다. 에어비앤비의 국내진출은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기존에 공간임대 기반의 공유경제 서비스들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입니다. 네트웍의 규모나 커뮤니티 사업의 노하우에 있어서는 에어비앤비에 아직 경쟁상대가 안되는 국내 기업들에게도 시장의 파이가 커진다는 기회는 분명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옆에서 좀 더 가까이 살펴보게 되면서 커뮤니티 마켓플레이스의 본질적인 점에 대해서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도 되리라 봅니다. 애플과 삼성같은 대기업간의 경쟁이 아닌, 글로벌 스타트업과 국내 스타트업간의 경쟁도 이제 시작이군요.  되도록 의미있는 공존이 가능하길 기대해봅니다. 어차피 모든 게 글로벌인 세상입니다.

Wilmington's urban farm

이미지 출처: 플리커, 소유자 tcd123usa

지난 월요일에 ‘오래된 미래’와 ‘행복의 경제학’의 저자인 헬레나 호지 여사의 내한 강연회에 참석했습니다. 금번은 타이드 인스티튜드에서 매월 진행하는 행사의 일환으로 초대되셨군요. 최근에 출간된 ‘행복의 경제학’의 저자 사인회도 국내에서 따로 진행되었네요. 아직 책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강연을 듣고나서 책도 한번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관심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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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다크라는 곳이 세계화와 개발의 바람에 물들면서 바뀌어가는 것을 보고  ‘오래된 미래’에서 밝힌 개발과 세계화의 역작용을 비판하는 관점을 그녀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과 하나가 우리 식탁에 놓이기까지 수만마일을 여행하는 것 자체가 환경문제 및 지역분업화의 폐해를 낳는다고 합니다. 그녀 스스로도 행복의 경제가 지향하는 것이 사회적 개념이 들어간 새로운 자본주의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로컬푸드 커뮤니티 성공사례로 꼽은 남아프리카의 ‘삐아컴펀시나’의 경우 2천만명 가까운 지역 농부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합니다. 한국 같은 곳에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하는 데, 정확한 영문명을 몰라서 좀 더 찾아보려 했으나 쉽지 않았습니다.

로컬 푸드 운동은 이제 단지 농산물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역 은행이나 투자 (Banking & Finance)쪽으로도 확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지역주민들이 지역기반 서점이나 빵집 등에 공동출자하는 로커베스팅 (Locavesting) 운동이 대표적이라고 하겠습니다. 로커베스팅은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투자(Investing)의 합성어입니다. 동명의 책을 저술한 에미티 코티즈 (Amy Cortese) 씨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로커베스팅은 세계적인 기업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지역주민들이 직접 자신의 지역에 투자하는 작은 투자가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경제에 얼마나 큰 이익을 줄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혹시 비슷한 주제로 테드에서 강연한 자료는 없을까 보다가, 팜 워허스트 여사의 ‘우리의 주변 풍경을 어떻게 먹거리로 채울 수 있을까.’ 라는 테드 영상을 찾았습니다. 영국의 맨체스터 옆의 주민 만오천명의 조그만 마을에서 시작된 로컬 푸드 운동을 추진했던 분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서는 마을에서 놀고 있는 마당이나, 주차장, 빈 공터 등에 지역 농산물을 심어서 새로운 먹거리와 관광수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습니다.

이러한 운동은 이제 성공적인 모델로 일본, 뉴질랜드 등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산업화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전세계적에 확산되고 있는 로컬 푸드 운동 (local food movement)이 국내에서는 어떤 형태로 도입되고 발전될 수 있을 지 관심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